[기자의 눈] '윤여정 비하' 트랜스 배우 받아준 오스카…'나락 사회'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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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의 말에 모두 웃었다.
농담의 대상이었던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도 미소로 화답했다.
가스콘은 지난 2022년 한국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흑인 연기자 대니얼 컬루야가 남우주연상을 받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리안 페스티벌을 보는 건지, 블랙 라이브스 매터 시위를 보는 건지 알 수 없다"란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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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라, 오늘도 트위터(현 엑스)를 하려면 기억하세요, 제 이름은 지미 키멜입니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유명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의 말에 모두 웃었다. 농담의 대상이었던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도 미소로 화답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멕 라이언과 빌리 크리스털의 재회, 블랙핑크 리사의 K팝 가수 최초의 축하 무대 등 최근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양한 볼거리를 남겼다. 가스콘의 참석 또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를 통해 트랜스젠더 최초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만큼, 참석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가스콘의 경우는 달랐다. '혐오 발언'을 한 인물이었기에, 그의 오스카 참석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스페인 국적의 가스콘은 지난해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에밀리아 페레즈'에 함께 출연한 조이 살다나, 셀레나 고메즈, 아드리아나 파스 등과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렇지만 가스콘에게는 과거의 잘못이 존재했다.
가스콘은 지난 2022년 한국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흑인 연기자 대니얼 컬루야가 남우주연상을 받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리안 페스티벌을 보는 건지, 블랙 라이브스 매터 시위를 보는 건지 알 수 없다"란 글을 썼다. 이 사실은 뒤늦게 널리 알려졌고, 논란이 됐다. 인종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담긴 명백한 혐오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가스콘은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최근 한 인터뷰에서 "소외된 계층에 소속돼 있던 사람으로서, 내가 초래한 고통에 대해 마음 깊이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차별'과 '혐오' 딱지가 붙은 가스콘을 향한 차가운 시선은 여전이 남아 있었다. 이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까지 가스콘의 참석 여부는 화두였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의 금전 지원 중단 철회로, 가스콘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문제 인물' 가스콘을 대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태도는 의외로 따뜻했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시상식 초반 그를 대상으로 농담했지만, 비난이나 조롱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를 유머의 중심에 세우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 행사를 모두 어울릴 수 있는 축제로 만들었다.
가스콘은 수상엔 실패했지만, 다른 여우주연상 후보들과 중계 화면에 잡히는 영예도 놓치지 않았다.
올해 오스카 국내 생중계를 맡은 이경미 감독과 방송인 김태훈, 안현모 등은 가스콘처럼 실수를 한 사람을 수용하는 아카데미의 관대한 태도에 대해 호평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이후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르고, 진심 어린 사과 속에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면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도 있어야 한다. 한 번의 실수로 영영 설 자리를 잃고 퇴출당하는 사람들이 허다한, '나락 문화'에 익숙한 우리 사회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다.
가스콘은 혐오 발언을 해 비난을 받았지만 집단적, 시스템적으로 혐오를 돌려받지는 않았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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