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List] “벌써 꽃 구경?” 매화 보기 좋은 곳

2025. 3. 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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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곧 봄이 올 모양이다. 봄을 몰고 오는 꽃은 매화다. 매화가 피면 벚꽃이 피고 비로소 봄이 시작된다. 통도사의 자장매부터 산청의 남영매까지 매화향이 달콤한 여행지로 봄을 마중 나가보자.
경남 양산 통도사 자장매
자장매라는 이름은 통도사를 창건한 신라시대 자장율사(590~658)의 법명에서 비롯했다. 수령은 350년으로 추정된다. 자장매는 일주문을 지나 영산전과 극락전, 약사전을 돌아 만나는 영각(影閣, 고승의 초상을 모신 전각) 앞에 서 있다. 경각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이 고고하고 태연한 기품이 어려 있는데, 기품 있는 선비가 고요히 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고승이 홀연히 눈앞에 선 것 같은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도 해준다.

극락전 옆에도 두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다.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며 각각 연한 분홍색과 진한 분홍색을 띤다. 자장매는 이 세 그루 매화 가운데 가장 빨리 핀다. 향도 가장 짙다. 몇 발자국 떨어져 있어도 매화향이 건너와 코 끝에 깨물듯 꽉 맺힌다.

전남 광양 매화마을
봄이면 산기슭에 피어 있던 눈부신 매화가 눈사태처럼 한꺼번에 쏟아지는 곳이다. 매화마을에서도 유명한 곳은 청매실농원이다. 10만 평 산자락 전체에 매화나무가 심어져 있다. 매화의 열매, 매실을 이용한 장아찌 된장 고추장 등 2,500여개가 넘는 장독과 대나무숲, 섬진강이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룬다.
경남 산청 산천재 남명매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경남 산청은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남명 조식이 학문을 닦고 제자를 기른 곳이다. 그의 사상은 실천을 강조하고 사회 현실과 정치적 모순을 적극 비판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제자들에게도 이어졌다. 곽재우, 정인홍 등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이들이 남명의 제자다. 남명은 말년에 산청으로 들어와 산천재를 짓고 매화나무 한 그루를 심어 마지막 거처로 삼았다.

산천재는 불과 서너 칸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건물이지만 앞마당에 서면 지리산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명매는 백매다. 꽃잎이 눈처럼 희다. 나이가 450년을 훌쩍 넘어 가지 일부는 말라 죽고 또 다른 가지는 시멘트로 보완했지만 그 기품이 훼손되지는 않았다. 남명의 강직한 정신과 올곧은 성품을 매화나무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일까.

[글과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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