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너무 따뜻해 걱정… 月 4∼5회 ‘퍼버벅’ 빙붕 깨지는 굉음”
남극선 여름 해당되는 1월 기온… 평균 크게 웃돌며 곳곳 녹아내려
기지 운영한 이래 가장 더운 여름… “고인 물 빼는 물길 내는 게 일상”
적설량 적고 고온건조한 강풍 불어… 해빙 현상 탓 지구 전체 기온 상승

남극이 뜨거워지고 있다. 위도 74도 동남극 테라노바만에 위치한 한국의 두 번째 남극과학기지인 장보고기지도 이 같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 장보고기지의 온도계는 8.1도를 찍었다. 장보고기지가 2014년 운영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1월 기온이다. 한 총무와 김동현 장보고기지 기상대원(기상청 파견)은 지난달 27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올해 1월은 지나치게 따뜻하다”며 생생한 증언을 화상 너머로 전했다.
● 쌓인 눈 녹아 물길 만들어 ‘콸콸’
장보고기지는 남반구에 위치해 한국과 계절이 반대다. 12∼1월이 여름철로 1년 중 가장 따뜻하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장보고기지에서 1분마다 기온·습도·풍속 등 기상정보를 측정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남극의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1.5도, 평균 최고기온은 5.3도다.
김 대원은 올해 1월 1일 장보고기지의 최고기온이 8.1도란 사실에 적잖이 당황했다. 직전 1월 최고기온이던 2021년 6.7도를 1도 이상 넘어선 수치였기 때문이다. 일 최고기온이 7도보다 높았던 날도 1월에만 4번이나 있었다. 1월 평균기온도 가장 높았다. 올해 1월 평균기온은 영하 0.3도로 역대 최고였던 2020년 12월과 같았다. 8.1도는 장보고기지의 역대 세 번째 높은 기온값이기도 하다.

장보고기지 근무가 이번이 처음인 김 대원은 “생각보다 남극이 너무 따뜻해 놀랐다”라고 했다. 장보고기지에 들어온 지난해 11월 김 대원은 기지 뒤쪽에 자리한 높이 약 600m의 산에 눈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1월 중순이 되자 산을 덮고 있던 눈이 많이 녹아 무릎까지 오는 높이의 물길이 생겨 바다로 들어가고 있었다.
김 대원은 “물길이 경쾌하게 콸콸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크다”라면서 “산에 쌓인 눈이 다 녹을까봐 걱정될 정도로 따뜻하다”라고 말했다.
● 남극 기온 상승이 전 지구 기온 상승 유발
극지연구소는 장보고기지의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적은 적설량과 여름철 맑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나타난 지표면 가열, 그리고 푄 현상을 동반하는 강풍 때문에 생겨났다고 추정하고 있다. 푄 현상이란 바람이 높은 산을 타고 올라가 반대쪽으로 불 때 고온건조한 바람으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고온 현상은 남극 전체에서 나타난다. 유럽 기상서비스업체 ‘메트데스크’는 지난해 7월 남극 대륙 곳곳의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5∼10도 높았다고 발표했다. 기상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과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의 영향으로 남극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남극의 기온 상승이 전 세계 해안 지역의 해수면 상승을 유발하고 지구 전체의 기온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성층권에서 회전하는 차가운 공기와 저기압의 띠인 극소용돌이가 줄어들면서 지구 전체의 기온 상승을 일으킨다. 고온 현상은 장보고기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총무는 “눈이 자주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면 건물의 이음새 등 시설이 빨리 노후화되거나 누전,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고온 현상에 기지가 타격받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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