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 고약해” 나문희·김영옥·박정수…원로들의 일갈[스경X이슈]

“세상이 참 고약하다”
원로 배우들이 일갈했다. 말 한마디로 ‘좌·우’ 편가르기 하고, 악성 댓글로 사람을 죽이는…인간성과 상식이 사라진 사회를 두고 볼 수 없어서다.
배우 나문희는 지난 5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영화 홍보차 출연한 뒤 나를 (좌파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 사람(김어준) 생긴 걸 보니까 그날 괜찮더라. 그래서 ‘괜찮다’고 한 것” 이라면서 “기가 막히다. 내가 무슨 좌파냐? 어떤 사람은 나에게 집중적으로 (좌파 맞냐고) 전화를 해 한 쪽으로 몰아가려 했다. 세상이 고약해도 참 고약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나문희는 지난해 2월 22일 개봉 영화 ‘소풍’ 홍보차 김용군 감독과 함께 친 야권 성향으로 잘 알려진 김어준씨가 진행 중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나문희가 김어준을 향해 “오늘 보니까 눈이 참 좋다, 근사하다” 등 칭찬의 말을 했는데,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나문희를 ‘좌파’로 낙인 찍고 욕설 등 댓글이 이어졌다.

함께 자리한 김영옥 역시 나문희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자신을 둘러싼 정치 성향 논란이 있었다며 “이 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좌파, 우파 이런 것 모른다”면서 “일제강점기를 살았고, 광복의 기쁨, 그 무서운 6·25 전쟁까지 다 겪고 오늘날에 왔는데 그냥 나라가 어수선한 게 너무 슬프다”라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나문희 역시 “우리가 민주주의 한 지 얼마 안 됐지 않나. 마음먹고 그걸 얘기하러 나왔다”라고 말을 보탰다. 1937년생인 김영옥은 올해 88세, 1941년생인 나문희는 84세다.
그런가 하면 최근엔 칠순이 된 배우 박정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우 후배 김새론을 추모하며, 인간성을 상실한 악플 문화와 연예인에게 더욱 가혹한 사회적 잣대에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지난 1일 방송된 노주현 유튜브 채널에는 ‘박정수&노주현 1탄. 24세에 떠난 김새론을 추억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박정수는 “댓글을 다는 분들이 연예인들에게 특히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일반인과 중간 정도의 기준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또 예능에서 다뤄지는 일명 연예인의 ‘빚 팔이’ 콘셉트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70억 빚을 졌지만 몇 년 안에 갚았다’는 식으로 나오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이미지가 부담스럽다. 세계적인 스타들은 60분짜리 방송을 찍고도 몇억을 받지만, 반대로 같은 시간 촬영하고도 200~300만원 받는 배우들도 있다”며 연예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꼬집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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