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팔라완도 중국 땅" 주장 확산… 남진하는 중국 영토 야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필리핀 팔라완섬은 과거 중국 영토였다는 왜곡된 인식이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필리핀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필리핀 최서단, 남중국해 스플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동쪽에 위치한 팔라완은 남해구단선 내에 포함되지 않는데도, 온라인상에선 중국 측 영유권 주장 영토가 남동쪽으로 더 확장된 셈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정부, 무대응으로 사실상 방관" 지적도

필리핀 팔라완섬은 과거 중국 영토였다는 왜곡된 인식이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필리핀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제기된 일방적 주장일 뿐이지만, 향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보유 근거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영토·영해 확장 야욕을 보이는 중국 정부가 허위 정보를 일부러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국 네티즌 "팔라완 반환하라"
5일 필리핀 현지 매체 등을 종합하면 중국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와 더우인,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에서는 팔라완을 중국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팔라완을 정화섬(郑和岛)이라고 부른다. 15세기 초 명나라 탐험가이자 외교관인 정화(1371~1433년)가 해상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팔라완을 보급 기지로 삼아 섬을 개발한 공로를 기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당시 섬이 중국 관할하에 있었던 만큼, 다시 돌려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이날 샤오홍슈에 ‘정화섬’이라는 검색어를 넣자 “정화섬은 중국 땅”이라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쏟아졌다. 한 중국 콘텐츠 제작자는 더우인에서 “팔라완은 역사적으로 중국에 속했지만, 우리의 힘이 부족해 잃었다”는 궤변을 쏟아냈는데, 1만4,000개가 넘는 호응을 얻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에 알파벳 유(U)자 형태로 9개 경계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최서단, 남중국해 스플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동쪽에 위치한 팔라완은 남해구단선 내에 포함되지 않는데도, 온라인상에선 중국 측 영유권 주장 영토가 남동쪽으로 더 확장된 셈이다.
필리핀 정부 "중국 주장 근거 없어"
필리핀은 발칵 뒤집혔다. 가짜 정보가 주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리핀 당국은 ‘중국의 망상’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사용하며 반박에 나섰다.
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안보보좌관은 4일 성명을 내고 “근거 없는 수정주의적 주장”이라며 “팔라완이 중국 주권하에 있었다는 역사적 내용이나 법적 선례, 신뢰할 수 있는 증거가 단 하나도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정화가 팔라완에 왔다는 기록도 없으나, 설령 방문했더라도 그것이 영토 소유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역사학계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필리핀 국립역사위원회는 △고대부터 팔라완에 사람이 거주했다는 자료 △이탈리아 연대기 작가가 1521년 쓴 팔라완 항해 기록까지 꺼내 들며 중국인 정착설을 뒷받침할 근거가 전무하다고 반박했다. 필리핀 정치권에선 남중국해 순찰을 강화하고 외교적 항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진핑發 민족주의 부작용"
중국 정부는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이 현지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제하는 점을 감안하면, 침묵과 방관으로 사실상 허위정보 확산을 묵인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네리 콜메나레스 필리핀 전 하원의원은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에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역사 왜곡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로 위장한 위험한 영토 침략 패턴”이라고 꼬집었다. ①거짓 정보와 선전전으로 국민 인식을 조작하고 외부 혼란을 조장한 뒤 ②민족주의 감정을 고취시키고 ③외교 압박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영토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의미다.
정치학자 이안 총 싱가포르대 조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과거에도 SNS에서 오키나와(일본)가 중국 땅이라거나 시베리아(러시아)를 중국에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그가 추진한 민족주의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 사이즈'까지만 판다는데 몰린다... 국내 상륙 브랜드 '원 사이즈' 논쟁 | 한국일보
- 가수 윤하, 자필로 깜짝 결혼 발표... "인생의 든든한 짝 만나" | 한국일보
- "낮술 마시고 헤롱헤롱 뉴스 생방송"...방심위, JIBS 중징계 | 한국일보
- "죄가 있다면 받겠다"… 배우 양익준, 후배 폭행 사건 전말 고백 [종합] | 한국일보
- "돌반지 진작 팔걸" 거품 꺼진 금값 와르르... 하락폭 해외 15배 | 한국일보
- "대치동 형부랑 똑같아"... '대치맘' 이수지 남편 '제이미파파'도 떴다 | 한국일보
- 박현빈 "고속도로 4중 추돌 사고, 다리 안 움직여... 트라우마까지" | 한국일보
- 이미자, 66년 만 은퇴 선언... "가수로서 마지막 공연" | 한국일보
- 봉준호가 차별주의자? 블랙핑크 리사 팬들 화낸 이유 | 한국일보
- 온갖 쓴소리 포용한 이재명... 하지만 이낙연은 빠졌다, 언제까지?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