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극우추적단’…건전 시민운동·갈등 심화 ‘기대 반 우려 반’
SNS 계정 ‘카운터스’ 운영…“극우 주장 전달 그쳐선 안 돼”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버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폭력 행위를 선동하는 일이 늘어나자 이들을 감시하는 ‘극우추적단’이 등장했다. 극우 세력의 활동을 감시해 플랫폼 기업과 경찰에 신고하는 게 주된 활동이다.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에는 ‘카운터스(극우추적단)’ 계정이 운영되고 있었다. 카카오톡 오픈 대화방에는 100여명이,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10여명이 소속돼 각자 관찰한 극우 세력의 활동 내용을 공유하는 식이다.
주된 감시 대상은 극우 성향을 띠는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 카카오톡 오픈 대화방 참가자, 유튜버 등이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폭력 사태를 모의하는 글을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한다.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극우 유튜버들도 유튜브에 신고한다. 신고가 누적되면 해당 계정으로 유튜브 측으로부터 받는 수익 창출이 불가능해지는 일도 있다.
카운터스의 30대 직장인인 운영자 A씨는 지난 4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서울서부지법 사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 세력이 어디서 나왔는지 의문이 들어 추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부터는 100명 이상이 소속된 ‘극우 오픈 대화방’ 10곳의 주소를 공유하고 ‘잠입 신고 운동’을 시작했다. A씨는 “카카오톡에서 욕설, 혐오, 증오 표현을 사용한 이용자는 최대 2개월까지 이용이 정지되는 경우도 있다”며 “‘빨갱이’ ‘죽여’ 등 단어를 검색해 신고해달라”고 공지했다.
이들은 극우 세력의 ‘조직도’를 만들고 내부 갈등 상황을 전하기도 한다. 추적단은 자체적으로 극우 세력을 분석한 결과 사랑제일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한 ‘전광훈파’와 세이브코리아 측 ‘손현보파’로 나뉘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폭력 행위까지 불사하는 극우 세력을 견제·감시하고 나선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평가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등을 놓고 세력 간 첨예하게 맞붙은 상황에서 자칫 정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우 세력을 드러내려는 노력 자체는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극우 세력의 주장을 단순히 전달하는 게 아니라 ‘팩트체킹’한 결과까지 깊이 있게 전한다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공공사회학 전공)는 “불법 소지가 있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감시하는 시민사회가 활성화된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겠다”면서도 “다만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사회구조가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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