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지호 부인 "쪽지 찢으라 하니 종량제 봉투에 넣었다"
[앵커]
조지호 청장은 윤 대통령에게서 국회와 언론사 등 장악해야 할 기관들이 적힌 쪽지를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조 청장의 부인 역시 문제의 쪽지를 봤고, 남편이 화를 내면서 이걸 찢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걸로 JTBC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이어서 조해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3시간쯤 전에 조지호 경찰청장은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삼청동 안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계획을 듣고 국회 통제 지시를 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회와 언론사 이름 그리고 시간이 적힌 A4 한 장짜리 문건을 건넸습니다.
조 청장은 이 쪽지를 받고 경찰청장 공관으로 돌아갔습니다.
검찰은 이때 조 청장과 대화한 부인을 불러 당시 상황을 조사했습니다.
부인은 "출입문이 열리며 큰 소리가 났고 조 청장이 '이렇게 황당한 일이 있나!'라며 욕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유를 묻자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말하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 '저녁에 계엄한다고 그랬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대통령이 줬다며 조 청장이 꺼내 놓은 종이를 봤다고도 말했습니다.
"남편에게 '왜 이딴 걸 가지고 있느냐' '그런 것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고 찢으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남편이 찢어서 주방에 있는 종량제 봉투에 넣는 것을 봤다"고도 말했습니다.
조 청장 부인의 진술로 윤 대통령 지시를 받은 조 청장의 반응과 쪽지의 존재도 다시 확인된 겁니다.
조 청장 부인은 조서 말미에 서명과 함께 암 투병 중인 남편에 대한 심경을 자필로 적었습니다.
"남편은 3년 밖에 살 날이 남지 않아 청장직을 2025년 여름쯤 내려놓고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을 계획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목적 없는 내란에 동조 혹은 공모할 마음이 1도 없었고 내가 그 증인"이라고 썼습니다.
내란 쪽지의 존재를 명확히 구체적으로 진술한 이 조서는 탄핵심판의 증거로 채택됐습니다.
[영상편집 지윤정 / 영상디자인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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