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과수 '태양광' 발화점 지목에도…법원 "손배 의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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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의 한 철물공장에서 일어난 화재의 발화점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4년 만에 석연치 않게 끝나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 전문가는 공장 지붕의 태양광 패널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지만, 법원은 다른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설치·제조 업체 측에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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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발화점 단정할 수 없어"…변호인 "무책임한 판결" 상고
![화재 감식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05/yonhap/20250305110448447rmqy.jpg)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 익산의 한 철물공장에서 일어난 화재의 발화점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4년 만에 석연치 않게 끝나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 전문가는 공장 지붕의 태양광 패널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지만, 법원은 다른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설치·제조 업체 측에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민사부(박원철 부장판사)는 해당 철물공장이 태양광 패널 설치·제조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철물공장은 2021년 2월 태양광 패널에서 난 불로 공장 건물이 타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설치·제조업체에 38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했다.
당시 화재 원인을 조사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문기관, 대학교수 등은 태양광 시설을 발화점으로 지목한 공장 측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전북경찰청은 태양광 시설에서 단락(합선 등 전류가 과하게 흐르는 이상 상황)이 식별된 점과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태양광 발전설비에 연결된 전원선·단자의 발열로 형성된 불꽃이 인접한 가연물에 착화돼 주변으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화재 감식 결과서를 작성했다.
또 화재 원인에 대해 자문한 교수는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전선에서 전기적 접촉 불량 등으로 저항이 증가한 흔적과 용융흔(단락흔)이 확인됐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밖에 익산경찰서는 '발화지점은 태양광 발전설비 부근'이라는 내사 보고서를, 한국가스감정연구원은 '발화원은 감정물(태양광 발전시설)'이라는 취지의 결과 보고서를, 전북소방본부는 '지붕 위(외부)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각각 냈다.
그러나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이러한 감정 결과만으로는 태양광 패널을 발화점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설치·제조업체에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소방 당국은 지붕 위 태양광 시설에서 형성된 불꽃이 인접한 가연물에 착화돼 발화·연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화재 원인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조사 기관들은 태양광 시설에 연결된 전선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을 의심하면서도 그 발화 위치나 여타 원인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 사건이 전기적 하자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모델에 대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하자를 의심할 특이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며, 이 시설은 국내 KS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며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원고인 철물공장 측 법률대리인은 "국과수가 조사한 '전기적 융용흔이 화재 원인'이라는 내용은 그 어떤 감식반의 내용보다 중요하고 무게가 무거운데도 재판부는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여타 원인을 배제할 수 없다'고 무책임한 판결을 내놨다"며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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