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태균이 차명폰으로 연락한 사람들

전혜원 기자 2025. 3. 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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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은 검찰이 지난해 10월31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명태균씨 차명폰에 대한 수사보고서를 입수했다. 명씨는 구속 직전까지 정치인, 언론인 등과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았다.
명태균씨가 검찰에 제출했다는 휴대전화(왼쪽)와 USB.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공개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검찰은 2024년 10월31일 명태균씨 주거지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서 삼성 갤럭시A 퀀텀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명태균씨가 2024년 10월10일부터 차명으로 사용한 휴대전화다. 부재중 전화가 찍힌 날짜는 10월31일까지였지만 실제 통화가 이뤄진 때는 10월12일까지다. 〈시사IN〉이 이 휴대전화 내 전자정보를 분석한 창원지방검찰청의 수사보고서를 입수했다.

통화 내역 중 총 통화 시간이 기재되지 않은 내역이 다수 존재한다. 이것이 실제로 통화가 연결되지 않은 내역이라고 가정하고 실제로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내역 위주로 보면, 명태균씨는 지난해 10월10일부터 10월12일까지 사흘간 측근 박 아무개씨와 가장 많이 통화했다(29번). 다음으로 함성득 교수와 10번(발신 3번, 수신 7번), 총 34분11초 동안 통화했다. 함 교수는 명태균씨와 윤석열·김건희 부부 사이 다리를 놓아준 인물이다. 명씨와의 통화 기록에 대해 함성득 교수는 〈시사IN〉에 “지난해 9월5일 ‘뉴스토마토’ 보도로 사건이 불거진 이후 구속되기 전까지 계속 명태균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대통령과 여사에게 말해서 나를 살려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부탁해왔는데, 윤 대통령 부부와 친하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도 이 기간 명태균씨와 6번(발신 4번, 수신 2번) 통화했다. 검찰 수사보고서는 이를 두고 “어떤 내용으로 통화를 하였는지 확인할 필요 있음”이라고 적었다. 신성범 의원은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진 초기, 2020년 총선 때부터 명태균씨를 알고 지냈다고 밝힌 바 있다. 명태균씨가 지역의 지인을 통해 여론조사를 해주겠다고 찾아왔고, 돈이 없어서 안 한다고 했지만 이후 호감을 가지고 계속 교류해왔다고 한다. 신성범 의원은 〈시사IN〉에 “명태균씨가 주로 억울하다는 취지의 하소연을 했다. 중앙 언론이 너무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물어왔다. ‘방법이 있느냐, 나중에 다 밝혀질 테니 사실대로 말하라’고 조언해줬다”라고 말했다. 신 의원이 발신한 부분에 대해서는 “왜 전화를 걸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수사 상황을 파악하려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파악할 능력도 안 되고 관심 밖이었다. 본인 핸드폰이 압수수색 당해서 임시로 쓰는 번호라기에, 의심할 이유도 없이 당당하게 이전처럼 교류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홍석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지난해 10월12일 명태균씨에게 한 차례 전화를 건 기록이 남아 있다. 검찰 수사보고서는 “(이번에 명씨와 함께 기소된) 피의자 이○○이 제8회 지선에서 대구시의원 달서구제2선거구 후보자로 공천을 받고자 하였던 점에 비추어, 피의자 명태균이 피의자 이○○과 관련하여 홍석준과 상의를 한 것으로 보임”이라고 해석했다(홍 전 의원 지역구는 대구 달서갑이었다). 이에 대해 홍석준 전 의원은 “(달서갑은) 대구시의 다른 지역구와 달리 구의원, 시의원 다 경선으로 결정했다. 이 아무개씨가 경선에서 진 거다.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내가 방송에서 명태균씨의 과장을 비판하니까 항의 전화가 온 것뿐이다.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길래 전화를 걸었고, 항의를 듣기만 하고 끊었다”라고 말했다.

김건희가 〈조선일보〉에 격노한 이유

명태균씨는 이 기간에 차명 전화로 몇몇 언론인들과도 문자를 나눴는데, 그중에는 〈조선일보〉 기자도 포함되어 있다.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이 2월26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공개한 김건희씨의 지난해 12월 말경 음성 녹음에서 김씨는 “〈조선일보〉 폐간에 난 목숨 걸었어”라고 말했다. 주진우 편집위원에 따르면, 명태균씨는 자신이 윤석열·김건희와 통화한 녹음 파일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이 담긴 USB를 구속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조선일보〉 A 기자에게 주면서 용산(대통령실)에 전달해달라고 했으나 〈조선일보〉 기자는 이를 전달하지 않았고, 보도하지도 않았다. 주진우 편집위원은 USB의 존재를 알게 된 김건희 여사가 〈조선일보〉에 격노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2월26일 입장문을 내고 “본지 기자는 USB는 물론 어떤 형태로든 명씨 관련 자료를 대통령실에 전달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보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명씨는 자신의 동의 없이 보도하면 안 된다고 했다”라며 언론윤리헌장과 통신비밀보호법 저촉 등을 보도 유보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더불어 〈조선일보〉는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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