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한동훈의 3수가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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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두 달 보름 만에 정치를 재개했다.
대선주자부터 원외 인사까지 여권 사람들을 만나보면 "한동훈은 끝났다"고 말하는 이가 대다수다.
보수가 한동훈을 버렸다고 하지만, 달라진 보수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한동훈의 경우 '윤심(尹心)'을 얻기 힘들 것이란 예상에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의 특장점과 보수의 응집력을 고려한다면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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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프레임' 부담…팬덤 없는 유승민과 다르다?
보수 '전략적 사고' 가능성…'달라진 한동훈' 재기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한동훈이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두 달 보름 만에 정치를 재개했다.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를 상수로 본 조기 대선 행보다. 지난 4월 총선 참패로 임시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고 12월엔 대통령 탄핵소추 주도로 대표직에서 사퇴한 걸 따지면 '3수'에 나선 모양새가 됐다.
복귀한 한동훈의 행보는 여의도 방정식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3·1절 탄핵반대 집회에 십수만이 몰리고 당내에 "헌재 때려 부수자"는 극언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살벌한데도 '내가 옳았다'는 신념도 흔들림이 없다. 감옥에 갇힌 윤 대통령의 처지에 "인간적으로 고통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주변 측근들이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헌재를 "태생 자체가 정치적 재판을 하는 곳"으로 규정해 편파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대선주자부터 원외 인사까지 여권 사람들을 만나보면 "한동훈은 끝났다"고 말하는 이가 대다수다. 그 주된 근거로 유승민을 옥죄는 '배신자 프레임'을 거론하지만 이는 전제부터 잘못됐다. 무엇보다 유승민에겐 한동훈이 가진 열성적 팬층이 없다. 또 정책 이견으로 계파보스 박근혜와 척지고 대구에 출마한 유승민에 비하면 한동훈은 불의에 맞서다 탄압받고 험난한 길을 걷는 것으로 비친다.
보수가 한동훈을 버렸다고 하지만, 달라진 보수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보수는 2017년 박근혜 탄핵과 대선 패배, 2020년 총선 사령탑 황교안의 참패를 목도하며 중도를 껴안지 않고선 백전백패라는 학습효과를 얻었다. 공수처 설치법을 육탄 저지하려 한 나경원 대신 30대 원외 이준석을 당수로 세우고 박근혜를 감옥에 넣은 문재인 정권의 검사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집권을 위해 연대, 통합의 간판을 달고 정적과 손을 잡는 건 더는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다.
보수의 표변은 조기 대선판이 열릴 경우 '중도확장'의 얼굴로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은 탄핵반대 기치 아래 똘똘 뭉쳐 중도의 중 자(字)도 못 꺼내는 상황이지만, 탄핵이 인용된다면 분노가 체념으로, 체념이 자각으로, 자각이 전략적 사고로 바뀌는 과정이 일어날 것이란 얘기다.
'아스팔트 보수' 김문수의 선두 돌풍이 거센데도 여야 공히 "지금 이대로 가면 오래 못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30에 지지세가 있는 홍준표와 중도로 지평을 넓힌 오세훈, 꾸준히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안철수의 행보를 봐도 이런 정세 판단이 엿보인다. 홍준표와 오세훈은 광화문의 전광훈 세력과는 지금껏 거리를 둬왔다.
보수층에서 '이재명은 안된다'는 일념이 흔들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어떤 후보가 나서도 40% 내외의 표를 얻을 것으로 보는 게 정상이다. 한동훈의 경우 '윤심(尹心)'을 얻기 힘들 것이란 예상에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의 특장점과 보수의 응집력을 고려한다면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팬덤과 '상대적 젊음', 순발력을 앞세운 한동훈의 실체 불분명한 '언더 73(1973년생 이하)'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52세 한동훈의 앞날은 나이가 아니라 어떤 차별화된 비전을 내놓느냐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 화난 보수를 달래고 이미지를 중시하는 듯한 행보로는 위기 돌파는커녕 식상함만 더할 게 뻔하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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