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도 “쌀값 상승·수급 불안 우려”

안광호 기자 2025. 3. 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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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지자체 반발 속 강행한 정부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 여파
농촌경제연, 일본 사례 보고서
“작황 부진 겹칠 땐 폭등 초래”

정부 정책에 따른 ‘벼 재배면적 감축’ 영향으로 쌀 생산이 줄어 가격이 오르고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국책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작황 부진을 전제로 했지만, 정부가 농민단체·지자체 등이 반발하는데도 강행하는 정책에 국책연구원이 우려를 내놓은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4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일본 쌀값 추이 분석과 국내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농경연은 “올해 벼 재배면적 8만㏊(헥타르·1㏊=1만㎡)를 감축하는 과정에서 작황이 부진할 경우 쌀 생산량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생산 과잉으로 인한 쌀값 하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올해 감축 면적 목표치는 8만㏊다. 이는 지난해 벼 재배면적(69만8000㏊)의 11%로, 여의도(290㏊)의 276배 규모다.

그러나 감축 목표를 너무 과도하게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 정부가 제시한 벼 재배면적 연간 감축 목표를 보면, 2019년(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5만5000㏊를 제외하면 통상 2만~4만㏊ 정도에 그쳤다. 올해 조정제를 통해 감축하게 될 면적 8만㏊를 쌀 생산량으로 환산하면 41만t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359만t)의 약 11% 수준이다. 보고서에서 분석한 대로, 대규모 재배면적 감축에 따라 쌀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작황 부진까지 겹치면 수확기(10~12월) 쌀값은 급등할 수밖에 없다.

실제 국내 농산물은 매년 반복되는 이상기후로 작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농가 피해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쌀값이 폭등한 일본의 사례를 들며 “고온과 가뭄에 따른 생산량 감소도 폭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쌀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산지 쌀값(80㎏)은 지난해 말 18만4700원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19만884원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정부 목표가격인 20만원에 근접하고 있다.

수확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통상 쌀 공급이 줄어드는 7~9월을 거치면 쌀값은 더 오를 여지가 있다.

농경연은 보고서에서 올해 수확기 이후 쌀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적시에 적정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벼 생육을 좌우하는 8월 출수기(벼 이삭이 나오는 때) 이후 작황과 미곡종합처리장(RPC) 재고량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2025년산 햅쌀 수급과 가격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쌀 공급 부족으로 인한 불필요한 쌀값 상승은 정부의 쌀 수입 확대, 또는 쌀 수입 유지의 명분을 강화하고 시장의 수급 불안과 물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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