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49> 조선 중기의 선비 곽진이 산수유꽃을 읊은 시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2025. 3. 4. 18: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꿋꿋한 지조와 고고함이 백이와 같은데(勁節高孤似伯夷·경절고고사백이)/ 도리화와 같은 시기에 봄을 다툴 수 있겠는가?(爭春桃李肯同時·쟁춘도리긍동시)/ 고요한 산속 화원에 이르는 사람 없어도(山園寂寞無人到·산원적막무인도)/ 부드러운 맑은 향기에 그저 절로 알겠구나.

위 시는 이처럼 아무리 추워도 꽃을 피우는, 즉 뜻을 굽히지 않는 산수유꽃의 절조와 고고함을 백이에 빗댄 내용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리화와 같은 시기에 봄을 다툴 수 있겠는가?(爭春桃李肯同時·쟁춘도리긍동시)

꿋꿋한 지조와 고고함이 백이와 같은데(勁節高孤似伯夷·경절고고사백이)/ 도리화와 같은 시기에 봄을 다툴 수 있겠는가?(爭春桃李肯同時·쟁춘도리긍동시)/ 고요한 산속 화원에 이르는 사람 없어도(山園寂寞無人到·산원적막무인도)/ 부드러운 맑은 향기에 그저 절로 알겠구나.(藹藹淸香只自知·애애청향지자지)

위 시는 단곡(丹谷) 곽진(郭瑨·1568~1633)의 ‘수유꽃’(茱萸花·수유화)으로, 그의 문집인 ‘단곡문집(丹谷文集)’ 권 1에 수록돼 있다. 곽진은 25세에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병을 모집해 화왕산성 전투에 참전했으며, 진사시에 합격한 후 평생 학문에만 전념한 선비였다.

알다시피 백이(伯夷)는 아우인 숙제(叔齊)와 함께 주(周)나라의 녹으로 먹고살지 않겠다며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다 굶어 죽은 이다. 굳은 절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산수유는 겨울에 꽃봉오리를 맺는다. 그리하여 매서운 강추위가 이어지더라도 봄이 되면 반드시 꽃을 피운다. 그것도 다른 꽃들에 앞서 피어난다. 위 시는 이처럼 아무리 추워도 꽃을 피우는, 즉 뜻을 굽히지 않는 산수유꽃의 절조와 고고함을 백이에 빗댄 내용이다.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울긋불긋하게 핀 봄에는 꽃향기로 어지럽다. 하지만 산수유꽃은 그런 꽃들보다 먼저 피는 데다 향기도 맑다.

시인은 위 시의 서문을 통해 산수유꽃이 추위를 견디어내 일찍 피고, 또 오래도록 지지 않아 사랑한다고 밝혔다. 산수유꽃은 대개 4월 초까지 한 달 넘게 피어 있다. 산수유나무는 가을에는 붉은 열매를 맺는다.

어제 오후 읍내에 나가 모 어르신으로부터 한문 해석을 부탁받은 후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중이었다. 필자 고향의 함안 조씨 갈실문중(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노이리) 조호곤 총무가 고향 친구로 인테리어 목수인 김조양과 함께 화개 도심촌에 있는 ‘산새소리펜션’에 왔다고 전화가 왔다. 고향 친구 최한익이 이곳으로 와 펜션을 운영한다. 화개 정금마을 버스정류장에 내려 펜션으로 걸어갔다. 이들 세 사람은 죽마고우다. 필자와도 동갑 고향 친구들이다.

펜션으로 걸어가는데, 도로 옆 산 쪽으로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어 있었다. 나무가 그다지 크지는 않으나 노랑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