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삼성·SK보다 4배 더 쏜다…"TSMC에 고객 뺏길 판" 발등에 불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1000억달러(146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는 압박이 커졌다. 관세정책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부가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는 것도 부담이다. 관세와 영업 전쟁을 동시에 치를 수도 있다.
4일(현지시간) 대만 TSMC가 1000억달러를 미국에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했고,웨이저자 TSMC CEO가 옆에 섰다. 신규 투자는 3개의 반도체 제조시설(팹)과 2개의 패키징 시설, 연구개발 센터 건설에 쓰일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는 TSMC의 대규모 투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무언의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본다. TSMC의 이번 투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TSMC가 대만에서 반도체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다면 25~50%의 높은 관세를 내야 한다"며 "관세를 피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예의주시 중'이라는 입장이다. 관세 영향이 어떻게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를 결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직접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은 크지 않다"며 "다만 트럼프 정부가 어떤 식으로 관세를 부과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리스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미 시설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추가 투자 여력도 크지 않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형자산 취득 규모는 각각 51조4100억원, 15조9500억원에 이른다. 대부분 공장 등 시설투자에 투입된 금액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AI(인공지능) 관련 미국산 반도체 이용을 강조 중이다. TSMC도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 등 미국을 대표하는 AI·기술 혁신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TSMC의 첫 미국 내 패키징 시설 투자도 주목할 부분이다. TSMC는 생산부터 패키징까지 미국 내 AI 공급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AI 분야의 강자인 미국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인텔에 반도체 제조를 맡기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인텔의 첨단(18A) 공정에서 고급 AI 프로세서 등을 생산하기 위한 테스트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정부는 인텔의 파운드리를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 중이다.
또 다른 반도체 관계자는 "미국에서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의 고객도 채우기가 힘든 상황에서 '미국기업 우선'과 'TSMC 공장 신설'은 국내 업체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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