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화재 걱정없고 저렴한 고효율 아연-공기 배터리 개발

금속-유기 골격체에서 기인한 전이금속산화물 기반 이종 접합 촉매 계면 구조와 아연-공기 이차전지 충·방전 과정 모식도

에너지 저장 장치 시장을 주도하는 리튬이온 전지의 화재 취약성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값이 저렴한 아연과 산소를 기반으로 고출력 차세대 전지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강정구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한병찬 연세대 교수팀, 최상일 경북대 교수팀, 정형모 성균관대 교수팀과 인공지능(AI) 기반 이종기능(충전 중 산소 발생 및 방전 중 산소 환원 기능) 전기화학 촉매 및 고효율 아연-공기 전지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아연-공기 전지는 음극에 사용되는 아연 금속, 공기극(양극)에 필요한 공기가 자연에 풍부해 소재 비용이 적다.

하지만 고효율 아연-공기 전지를 구현하려면 충·방전 시 공기극에서 일어나는 산소 환원 및 발생 반응이 잘 일어나게 하는 이종기능 촉매 설계가 필수다. 고활성도 촉매 물질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귀금속 기반 촉매보다 활성도·안정성이 높으면서 값이 저렴한 전이금속산화물 이종접합 촉매 물질을 개발했다.

더불어 연구팀은 AI를 활용, 기계학습 '힘장(포스 필드)'을 개발해 계면 원자구조와 촉매 활성 메커니즘을 정확히 규명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이종기능 촉매를 활용해 아연-공기 완전셀을 구성해 고성능 에너지 저장 소자를 구현했다. 이런 아연-공기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는 에너지 밀도를 가졌다.

강 교수는 “개발한 차세대 촉매 소재는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높은 촉매 활성도로 아연-금속 공기 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중·소형 전력원뿐만 아니라 향후 전기 자동차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휘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스토리지 머터리얼스'에 지난 1월 14일 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미래기술연구실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