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무비' 이준영, "꿈과 현실 사이 방황하는 홍시준, 젊은 날의 저 같았죠"[인터뷰]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를 통해 연기자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치열한 도전과 현실적인 고민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찾고 있는 그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진솔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멜로무비'(연출 오충환, 극본 이나은)는 로맨스 드라마로, 사랑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며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이번 작품에서 이준영은 지금까지 넷플릭스 'D.P'(2023), 디즈니+ '로얄로더'(2024), 그리고 영화 '황야'(2024)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강렬하고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이미지를 뒤로하고, 첫 번째로 잔잔하고 따뜻한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이준영의 이번 변화는 그동안 보여줬던 파워풀한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그의 연기 스펙트럼이 한층 확장되었음을 보여줬다.
지난달 19일 이준영은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준영은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연기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극 중 이준영은 자신을 천재라 자부하지만, 여전히 무명 작곡가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홍시준 역을 맡았다. 그는 전소니가 연기하는 손주아와 현실적인 커플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작품의 반응을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회사 분들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지만, 최대한 있는 그대로 평가받고 싶거든요. 연기에 있어서 캐릭터 적으로 보여주는 부분들은 신경 쓰지 않으려 해요. 연기에 대한 반응을 하나하나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집중해서 만들어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몰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의 결말에 대해 이준영은 깊은 공감을 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극 중 홍시준과 손주아는 7년을 함께한 연인이었지만, 기념일에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는다. 시간이 흘러 영화 제작을 계기로 재회하지만, 결국 과거에 마무리하지 못했던 이별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이들의 서사가 자연스럽게 흐르며 마무리된 점에서 작품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더욱 명확하게 전달되었다는 그의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잘된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같은 문제로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상대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확실하고, 다시 알아가기에는 늦었다는 점에서 공감했어요."

이준영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인물의 감정선과 현실적인 고민이 섬세하게 그려진 점이 그를 끌어당겼다. 특히 주어진 캐릭터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내면의 갈등과 성장의 서사를 담고 있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는 점에서 그의 선택이 돋보였다.
"제가 살아오면서 느껴봤던 감정을 가진 캐릭터를 선택하는 편이에요. '멜로무비'는 단순한 멜로 감정뿐만 아니라 시준이가 처한 상황이 저에게 더 와닿았어요. 음악을 꾸준히 해오면서 성공에 대한 갈망과 자기비판이 컸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의 제 모습과 닮아 있어서 선택하게 됐어요."
그룹 유키스의 전 멤버이자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인 이준영은 이번 드라마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언더 선셋(Under Sunset)'에 직접 목소리를 입히기도 했다. 한때 노래 부르는 일이 멀게 느껴졌던 그는, 초반에는 자신이 작업에 방해가 될까봐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촬영이 진행되면서 점차 작품에 몰입하게 되어 결국 참여를 결정했다.
"처음에는 연기에 방해될까봐 안 한다고 했어요. 중반쯤 찍다 보니 제 목소리가 들어가는 게 좋겠다는 욕심이 생겨서 감독님께 다시 하겠다고 말씀드렸죠. 일반적인 OST 작업이 보통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번에는 4~5시간 동안 1절과 2절을 반복해 녹음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했어요."
이준영은 홍시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계기를 가졌다. 극 중 시준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성장 과정이 실제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있어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캐릭터가 지닌 감정선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되짚으며, 스스로를 탐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예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아 안쓰러웠어요. 시준이가 많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조언을 해주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극 중 전 연인인 손주아와 다시 함께 작업하게 된 상황은 두 캐릭터의 감정선이 더욱 깊이 있게 그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과거의 이별로 인해 남겨진 상처와 오해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같은 공간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한다. 재회의 순간마다 두 사람의 심리가 미묘하게 변하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그려지며, 관계의 불완전함과 성장에 대한 메시지를 더욱 강조했다.
"꿈보다는 전 연인과 관계가 더 컸고, 이별할 때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했기 때문에 선택했던 것 같아요. 저도 속상했죠. 재결합을 원했다기보다는, 5년 만에 나타난 전 연인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결국 그런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극 중 '우동집'에서 대화하는 장면은 두 캐릭터의 감정이 폭발하는 중요한 신으로, 극 전체에서 가장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 중 하나였다. 오랜 시간 쌓여온 오해와 서운함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이 장면은, 단순한 다툼이 아닌 두 사람이 각자 얼마나 다른 시선으로 관계를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시준이 입장에서 '왜 미리 말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인간 이준영으로 보면 시준이가 너무 이기적인 모습이지만, 극 중 캐릭터로서 이해하려고 했는데요, 근데 촬영하면서 '시준이 정말 별로다'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 순간 시준이가 얼마나 철없었는지를 깨닫기도 했어요."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는 이준영이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지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식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태도, 연애에 대한 가치관 등 그의 개인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저는 상대에게 많이 맞추는 편입니다. 주아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처럼 다정하진 않아요. 그래도 상대의 기분을 살피고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묻곤 했어요. 그래서 사실 시준이를 공감하지 못했어요.(웃음) 다만, 음악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자격지심과 패배감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로 꼽은 부분은 캐릭터의 감정선과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특히, 그가 뽑은 대사는 단순히 극 중 상황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배우 본인의 과거 경험과 맞닿아 있어 더욱 깊은 울림을 줬다.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였기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왔으며, 촬영 당시에도 감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장면 중 하나였다.
"'남들이 그만두라고 하기 전에 내가 내 주제를 알고 그만둬야지'라는 대사가 있었는데요. 옛날의 제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였어요. 작가님이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쓰셨을까 싶었죠. 촬영이 끝나고 최우식 형님이 어깨를 두드려주며 좋은 연기였다고 말해줘서 큰 힘이 됐습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말에 그는 깊은 고민 끝에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작품이 끝난 후에도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 탓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잣대가 높은 편이라 작품이 끝나면 아쉬움투성이입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바탕으로 다음 작품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입대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담담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로 답했다. 아직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언젠가 다가올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군 생활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고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갈 시기가 됐다고 생각이 들어서 기대가 커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연기 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올해 아니면 내년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준영은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며, 배우로서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연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긴장하고 냉정하게 접근하려 해요. 순간적으로 좋은 신을 만들어냈다고 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면 할수록 연기가 재밌어져요."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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