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떼이는지 몰라" 방과후 강사료 마음껏 떼먹는 업체···12개 교육청, 현황 관리도 안해

최은서 2025. 3.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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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그 후]
<65> 중간착취 현황 관리 안하는 교육청
교육청 "업체위탁은 각 학교가 자율 관리"
길라잡이에 적힌 강사료 구성은 무용지물
"강사료 70%까지 떼어 가는 업체도 있다"
수수료 상한 등 지침 "법규 없어 추가 못해"
편집자주
간접고용 노동자는 346만 명(2019년). 계속 늘어나고 있죠. 중간업체에 떼이는 수수료 상한이 없는데다 원청이 정한 직접노무비를 용역업체나 파견업체가 노동자에게 다 주지 않고 착복해도 제재할 수 없어서, 이들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습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중간착취 방지 법안들’은 한 번도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답보 상황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중간착취 문제를 꾸준히 고발합니다.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국비정규직교사노조 세종지부 제공

경기 지역 과학 분야 방과후 강사인 40대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업체위탁 계약을 맺고 있다. A씨는 "계약 시 강사료가 학생 1명당 8,330원이라고 했지만 '학교에서 이미 정해진 금액'이라고만 들었을 뿐 그 근거를 알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그 근거 없는 급여마저 어떤 달에는 11%를, 또 어떤 달에는 14%가 깎여 입금됐다"며 "이 역시 왜 깎이는 건지 업체 소속 코디네이터(관리자)에게 물었지만 '잘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고 '계산이 맞겠지'라고 짐작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교원들의 행정 업무를 덜겠다며 전국 초등 방과후학교가 업체위탁으로 전환 추세인 가운데, 업체가 강사료를 기준 없이 떼어가고 있지만 교육청 대부분이 현황을 아예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교육청의 '방과후학교 길라잡이'에 적힌 강사료 구성 항목이 수수료 책정 근거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업체가 그 이상을 떼더라도 제한할 방법도 없다.


광주·제주 제외, 전국서 방과후학교 업체위탁

세종시의 한 방과후학교 교실. 전국비정규직교사노조 세종지부 제공

한국일보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초등학교 기준, △방과후학교 강사들과의 계약을 업체위탁으로 진행하는 학교 수와 그 비율 △업체가 강사료에서 떼어가는 수수료 비율 △개인 위탁 계약과의 강사료 차이 등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그 결과 17곳 중 12개 교육청이 "(업체위탁 계약 학교가 있지만)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방과후학교 업체위탁 계약 여부는 각 단위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므로 교육청이 관리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업체위탁 학교 현황을 파악하고 유의미한 답변을 보낸 곳은 세종·전북·전남 등 세 곳에 불과했다. 이 외에 광주·제주는 "업체위탁 계약한 학교가 아예 없다"고 답했다.

전북은 지난해 기준 무려 74.94%(415개교 중 311개교)가 업체위탁을 선택했다. 강사료 차이는 업체위탁일 때 평균이 학생 1명당 3만7,690원으로, 개인위탁(평균 3만8,317원)보다 적었다. 전남은 지난해 기준 30.59%(425개교 중 130개교)가 업체위탁 학교였다. 세종 업체위탁 학교 비율은 18.52%(54개교 중 10개교)였다.

(관련기사: 방과후 강사료까지 '벼룩의 간 빼먹기'···업체 끼어 20~30%를 떼간다)


길라잡이에 적힌 강사료 항목... 업체 수수료엔 무용지물

방과후학교 강사 급여 지급 구조

A씨는 "내가 계약을 맺은 업체는 그래도 수수료 비율이 양반인 편"이라며 "주변에서 업체 수수료 비율을 들어보면 대부분 20% 내외고, 업계 상황을 잘 모르는 신규 강사가 악덕 업체에 잘못 걸리면 70%까지 수수료를 떼먹히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업체 수수료를 묻는 정보공개 청구에, 시도교육청 대부분은 '방과후학교 길라잡이'의 강사료 구성 항목을 보내왔다. 교육청별 길라잡이엔 공통적으로 △강사료가 인건비·경비·일반관리비·이윤의 총액으로 구성된다거나 △일반관리비는 인건비와 경비 총액의 5~6% 이내로, 이윤은 인건비·경비·일반관리비 총액의 10% 이내로 정한다는 내용 등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 중 업체가 수수료로 가져갈 수 있는 상한이나, 강사의 인건비 하한 등을 정해둔 내용은 따로 없다.

이에 업체 수수료 비율 상한 등 추가 지침을 마련할 건지 묻는 질의에, 대구교육청만이 유일하게 "위탁 업체가 강사 급여에서 수수료를 떼어가는 비율을 길라잡이 내 지침 등으로 규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강원교육청은 "위탁 업체 수수료를 규제할 법규나 교육부 지침이 없어 길라잡이에 관련된 지침을 추가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 외 모든 교육청도 별도 계획을 전하지 않았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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