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함들, 호주 주변해역 일주 움직임…"대만 압박식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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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군함들이 이례적으로 호주 근처 해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벌인 데 이어 호주 주변을 한 바퀴 일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호주에서 경계심이 한층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호주 국방부는 중국 해군 군함들이 이날 오전 현재 호주 서부 최대 도시 퍼스에서 남동쪽으로 약 305해리(약 565㎞) 떨어진 호주 남서부 연안을 항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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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국 해군 군함들이 이례적으로 호주 근처 해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벌인 데 이어 호주 주변을 한 바퀴 일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호주에서 경계심이 한층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호주 국방부는 중국 해군 군함들이 이날 오전 현재 호주 서부 최대 도시 퍼스에서 남동쪽으로 약 305해리(약 565㎞) 떨어진 호주 남서부 연안을 항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호주 북쪽 해상에서 처음 발견된 유도미사일 순양함 쭌이함·호위함 헝양함·종합보급함 웨이산후함 등 중국 해군 군함 3척은 그간 호주 동해안에 이어 남해안을 따라 운항, 이곳까지 왔다.
이들 군함은 이미 호주 전체 해안선의 약 3분의 2 정도를 따라 항해한 셈이어서 호주 주변을 한 바퀴 돌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이들이 호주 주위를 일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전했다.
이들은 호주 영해에 진입하지는 않아 국제법을 위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국 군함들이 호주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하고 호주 둘레를 일주하려는 전례 없는 움직임을 보이자 호주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중국의 영향력과 의도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중국 군함들은 특히 지난달 21∼22일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태즈먼해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면서 훈련이 임박해서야 훈련 계획을 알렸다.
그 결과 주변 상공을 비행하던 민간 항공기 49편이 급박하게 항로를 바꾸는 등 불안이 빚어지자 호주 정부는 국방부와 외교부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말스 장관은 "이런 종류의 활동을 할 때는 일반적으로 12∼24시간 전에 통지한다"면서 중국 측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민항기 운항을 불안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샤오첸 주호주 중국 대사는 지난달 28일 호주 방송에 "국제법과 국제 관행에 따라 훈련한 것"이라며 "중국이 사과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사과할 것이라 생각하지도 말라"고 강변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 해군의 이례적인 행동으로 인해 호주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국방비를 늘릴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본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했다.
또 중국이 지난 수년간 대만을 동서남북에서 에워싸는 포위 형태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 대만을 위협해온 것과 비슷하게 호주 상대로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인도 소재 국제·군사 뉴스 매체인 유라시안 타임스는 중국이 대만을 상대하는 방식의 무력시위를 호주·뉴질랜드 상대로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무역 분쟁 등으로 크게 악화했던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2022년 5월 호주 중도좌파 노동당 정부 선출 이후 급속히 개선됐다.
하지만 호주가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과 해상 합동훈련에 적극 참가하면서 양국 간에는 긴장이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군 J-16 전투기가 남중국해 국제 수역에서 정기 감시·순찰을 하던 호주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향해 30m 거리에서 조명탄을 발사하는 위협적인 행동을 하자 호주 정부가 중국 정부에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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