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볼볼볼볼→볼볼볼볼' 150㎞ 직구만 9개에 만루 채우고 강판. 강속구 유망주의 충격 1군 데뷔전. 염갈량의 큰 한숨 "노력한 것이 물거품 될까"[오키나와 코멘트]
[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봐 걱정이다."
처음으로 되돌아왔다. 비록 첫 1군 시합이었다고 해도 잘 이뤄져왔던 프로세스가 한순간에 리셋된 듯했다.
LG 트윈스의 장신 강속구 투수 허용주는 지난시즌부터 염경엽 감독이 장기 계획을 가지고 키우고 있는 유망주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2023년 7라운드 67순위로 입단한 1m94의 장신 투수.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그야말로 '원석'이었다. 문제는 제구력.
염 감독은 그를 키우기 위해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허용주를 잠실로 불러 김광삼 투수코치와 함께 집중 지도에 나섰다. 제구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간결하게 폼을 만들고 손끝의 감각을 키우는 훈련을 했다.
성과가 보이는 듯했다. 막판 퓨처스리그 경기서 볼넷이 줄어든 피칭을 선보인 것. 가을리그에선 최고 154㎞까지 찍었다. 허용주는 마무리 캠프 때는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일본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염 감독과 김광삼 코치에게서 배운 것을 꾸준히 훈련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도 훈련을 이어나간 허용주는 지난 2월 20일 청백전서 선배들을 상대로 첫 실전에 나섰다. 1이닝 동안 3안타 1탈삼진 2실점을 했다. 당시 최고 구속은 152㎞로 당일 등판한 투수 중 가장 빠른 구속을 보였다.
염 감독은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했었다. "청백전에서 안타를 맞긴 했는데 수비가 도와주지 못해서 안타가 된 것도 있었다"라면서 "볼넷이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발전이다. 처음엔 그물망에 던졌던 투수다. 우리 투수코치들이 정말 고생을 했다"라고 했다.
발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기에 염 감독은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도 허용주의 훈련 모습을 자주 지켜보면서 폼이 흐트러질 때 지적을 하며 투구폼이 안정되도록 힘썼다.
"당장 1군에서 쓰기엔 좀더 갖춰야 할 게 많다"며 "시즌 후반에 올라와 경험을 쌓으면 내년시즌엔 필승조를 한번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긴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연습경기에서도 등판 시기에 신경을 썼다. 이기고 있을 때가 아닌, 지고 있을 때, 그것도 분위기가 상대편으로 넘어가서 편안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는 시기에 등판을 시키겠다고 했다.
그리고 허용주는 2일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서 9회초 등판했다. 0-0의 팽팽한 접전에서 신인 김영우가 KT 김민혁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직후였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나온 허용주는 초구에 KT 유준규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급격히 흔들렸다. 강현우에 던진 초구가 바깥쪽으로 크게 벗어나는 볼이 됐다. 2구째는 뒤로 빠지는 폭투. 이어진 1사 2루서 3구째는 몸쪽 높은 볼을 던진 허용주는 4구째도 완전히 바깥쪽으로 벗어나 포수가 가까스로 잡아내는 볼을 던졌다. 스트레이트 볼넷.
왼손 오재일을 맞아서도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초구 바깥쪽으로 던진 공이 볼이 됐고, 2구째 몸쪽공이 또 폭투가 되며 주자가 2,3루가 됐다. 이후 공 2개가 또 볼이 되면서 스트레이트 볼넷. 안타 1개와 스트레이트 볼넷 2개로 1사 만루가 됐다. 결국 신인투수 추세현으로 교체. 추세현이 밀어내기 볼넷 2개와 실책성 내야 안타를 허용해 3점을 줬다. 허용주가 내보낸 주자였기에 모두 허용주의 실점이었다. 경기는 결국 0대5로 패배.
허용주가 던진 9개의 공은 모두 직구였다. 최고 구속이 150㎞였고, 최저 구속이 147㎞.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전혀 안되다보니 승부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염 감독은 "그동안 노력한 것이 물거품이 될까 걱정된다"라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LG는 그동안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기대감이 높았다. 선발진은 물론이고 올시즌 키워야하는 불펜 투수들도 그동안의 노력이 성과로 나오는 듯 좋은 피칭을 했다. KT전 9회에 5점을 주기 전까지 KIA, 삼성전을 더해 26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했었고, 21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하던 상황이었다.
허용주는 올시즌 목표로 "1군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150㎞가 넘는 재능이 있지만 제구력을 키워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는 그가 언제 풀 수 있을까.
오키나와(일본)=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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