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까지 나선 英, 美-유럽 줄타기 외교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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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 파행 이후 영국이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를 벌이고 있다.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타머 총리와 회담에서 밝힌 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의무 조항인 5조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관계를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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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머 "우크라 지원, 유럽 안보 강화, 미 안보지원은 패키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 파행 이후 영국이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를 벌이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일(현지시간) 영국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에서 직접 맞이하며 환한 얼굴로 포옹했다. 이어 카메라 앞에 마주 앉아 "다우닝가에 온 것을 아주, 아주 환영한다. 당신은 영국 전역에서 전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하루 전 고성이 오간 백악관의 '외교 참사'와는 180도 다른 풍경을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이다.
이튿날인 2일 오전 BBC와 인터뷰에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인 평화를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회담 파행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전화했고, 젤렌스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해 상황 수습에 나섰던 사실도 공개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도 캐나다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영국이 외교에서 중대한 순간에 꺼내 드는 왕실 카드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 안보 강화를 위한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접견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차례 국빈 방문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찰스 3세의 초청장을 전달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버킹엄궁을 찾게 된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국 방문과 2일 유럽 정상회의 참석은 백악관 회담 한참 전부터 예정됐지만 찰스 3세 접견은 1일 오후에야 대외에 알려졌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외국 국가수반과 국왕의 공식 접견은 정부 조언에 따라 이뤄진다고 해설했다.
영국의 이같은 줄타기 외교는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유럽과 직결됐지만 미국이 손을 뗀 유럽의 안보 자립은 당장 불가능하다는 현실 때문이다.
총리실 한 소식통은 일간 더타임스에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트윗이나 가치관 과시가 아니라 총과 버터"라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현재로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대체할 수 없는 유럽은 피해 최소화와 중재 모드로 갈 것"이라며 "미소와 포옹 이면에서 유럽 정상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자존심을 누르고 워싱턴과 갈등을 가능한 한 빨리 바로잡으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머 총리도 2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입지 강화, 유럽 안보 자강, 미국이 제공하는 안전장치 등 세 가지 요소는 '패키지'라고 강조했다.
이 패키지의 작동 여부는 스타머 총리가 유럽에 등 돌리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현실적으로 대응할 카드가 부족한 유럽 사이에서 중재자 노릇을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에 달렸다.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타머 총리와 회담에서 밝힌 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의무 조항인 5조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관계를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영국 총리실 한 당국자는 더타임스에 "조각들을 한데 모으기까지 일이 많을 것"이라며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예'지만, 거기에 도달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오'"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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