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새 괴물 탄생 예감? 그런데 자존심 상하게 오키나와 전패라니… 구자욱 한 방에 당했다

김태우 기자 2025. 3. 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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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나와 연습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인 아담 올러 ⓒKIA타이거즈
▲ 구자욱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성적을 낸 제임스 네일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의 전력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 큰 기대를 모으는 새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31)가 두 번째 연습경기 등판에서도 좋은 구위와 결과를 모두 잡으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에는 삼성을 상대로도 잘 던지며 점점 더 확신을 줬다. 좋은 구위와 확실한 결정구를 자랑했다. 하지만 홀로 팀의 연패를 끊을 수는 없었다.

KIA는 2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연습경기에서 선발 아담 올러가 호투하며 기선을 잡았으나 중반 이후 삼성 장타력에 호되게 당한 끝에 4-8로 역전패했다. 2월 25일 한화전 패배에 이어 2월 27일 LG전에서도 실책으로 자멸하며 국내 팀간 연습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던 KIA는 이날 첫 승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연패가 길어졌다. 올해 오키나와에서 치른 네 번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졌다. 연습경기이기는 하지만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이 다소 상하는 일이다.

KIA 선발 아담 올러의 투구는 빛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계약한 올러는 정상급 구위와 확실한 결정구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월 25일 한화와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출루 없이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정리하고 기대를 모은 올러는 이날도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올러는 이날 2이닝 동안 31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하나였고, 반면 삼진을 세 개나 잡아냈다.

2월 25일 한화전 당시 최고 시속 153㎞를 기록했던 올러는 이날도 최고 153㎞, 패스트볼 평균 149㎞를 기록하며 좋은 컨디션이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알렸다. 포심패스트볼과 주무기인 슬러브 외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으면서 삼성 타자들을 상대했다. 특히나 슬러브의 각에 삼성 타자들이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 드러나 올 시즌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올러의 뒤를 이어 등판한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다소 부진했다. 4회 1점을 허용한 것에 이어 5회에는 구자욱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썩 만족스럽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 네일은 이날 3이닝 동안 5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0㎞까지 나오며 몸 상태가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한 게 위안이었으나 실투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었다.

김기훈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곽도규가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자기 몫을 하지 못했다. 장재혁(⅔이닝), 홍원빈(1이닝)은 나란히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홍원빈은 이날 최고 구속 151㎞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타선에서는 이우성이 2안타 1타점, 박찬호 김석환 한준수가 1안타 1타점씩을 기록했다. 윤도현 박정우 변우혁도 안타 하나씩을 보탰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의 응집력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은 하루였다.

삼성은 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3이닝 동안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3회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괜찮았다.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도 잘 보여주면서 정상적인 빌드업이 되고 있음을 알렸다. 후라도는 이날 60구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3이닝을 44구로 마무리했다. 포심 14구, 슬라이더 9구, 투심 5구, 커터 3구, 체인지업 13구를 던졌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까지 나와 정상적인 과정임을 알렸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최원태는 4회 다소 흔들렸다. 4회 제구가 잘 되지 않으면서 2실점했다. 4회 계속 이어진 위기를 잘 막아서며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3이닝 2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구 수는 59개였고, 최고 구속은 시속 146㎞까지 나왔다. 신인 배찬승은 최고 152㎞의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1이닝을 3탈삼진으로 막아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상민 임창민도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 5회 대타로 들어가 네일의 초구를 역전 만루홈런으로 연결시키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은 구자욱 ⓒ삼성라이온즈
▲ 최고 152km의 강속구를 던지며 1이닝을 3탈삼진으로 틀어막은 신인 배찬승 ⓒ 삼성 라이온즈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지면서 연습경기라고 하지만 자존심을 구긴 KIA는 이날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윤도현(3루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좌익수)-김석환(우익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서건창(2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연습경기 마지막 두 경기에 나가는 것으로 결정한 최형우와 박찬호가 예정대로 이날 라인업에 들어왔다. 반대로 3·5번째 경기에 나서기로 한 김도영과 패트릭 위즈덤은 휴식을 취했다. 시범경기부터 출전하기로 한 나성범과 김선빈은 예정대로 이날 경기에는 나서지 않고 훈련 위주의 하루를 보냈다.

선발은 올러였다. 2월 25일 한화와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좋은 활약을 한 올러는 이날 다시 등판에 나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홍현빈(좌익수)-박병호(지명타자)-강민호(포수)-이창용(1루수)-이재현(유격수)-윤정빈(우익수)-전병우(3루수)-양도근(2루수)의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부상 재활 후 전날 처음으로 실전에 나선 구자욱이 이날은 벤치에서 대기하고 박병호가 선발 출전했다. 올해 캠프에서 평가가 좋은 홍현빈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은 아리엘 후라도가 나섰다. 2월 25일 SSG와 연습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무난하게 연습경기 일정을 시작한 후라도는 이날 3이닝 60구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출격했다. 박진만 감독은 후라도의 뒤에 최원태가 등판해 빌드업 과정을 이어 갈 것이라면서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배찬승도 필승조 편입이 가능한지에 대한 잠재력 테스트를 이어 갈 것이라 예고했다.

두 외국인 투수가 초반에는 잘 던졌다. 후라도는 1회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최원준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윤도현을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불을 껐다. 후라도는 2회에도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것에 이어 이우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김석환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깔끔한 출발을 알렸다.

후라도가 맞혀 잡는 피칭으로 노련하게 KIA 타선을 봉쇄했다면, 올러는 힘이 인상적이었다. 시속 150㎞를 넘는 패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의 조합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올러는 1회 선두 김지찬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홍현빈은 헛스윙 삼진으로, 박병호는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고 기세를 올렸다. 2회에는 선두 강민호에게 좌익수 옆 2루타를 허용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창용을 좌익수 뜬공으로,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윤정빈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불을 껐다. 한화전에 이어 좋은 투구 내용이 이어졌다.

선취점은 KIA가 냈다. KIA는 3회 2사 후 서건창의 출루에 이어 상대 실책으로 득점권에 갔고, 여기서 박찬호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때리며 1점을 선취했다.

기세를 탄 KIA는 4회 추가점을 내면서 3-0으로 달아났다. KIA는 4회 바뀐 투수 최원태를 상대로 선두 윤도현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이어 최형우 타석 때 발로 2루를 훔쳤다. 이어 최형우가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이우성이 좌중간 적시타를 치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 김석환의 타구가 1루수 이창용을 맞고 튀는 1타점 2루타로 이어지면서 1점을 추가했다. 타구를 얼굴에 맞은 이창용은 검진을 받기 위해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다.

다만 KIA도 이어진 무사 2,3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게 변수가 됐다. 변우혁이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1사 후 김태군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를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그러자 삼성은 0-3으로 뒤진 4회 선두 강민호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분위기를 바꿨다. 차승준의 3루수 땅볼 때 1사 3루가 됐고 이어 이재현이 희생플라이를 치며 1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삼성은 1-3으로 뒤진 5회 구자욱이 등장해 경기 양상을 완전히 바꿨다. 삼성은 선두 전병우의 안타, 1사 후 김지찬의 우월 2루타, 홍현빈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박병호 대신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이 초구에 우월 만루포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며 땅을 쳤던 구자욱은 1일 첫 실전 복귀에 이어 2일 경기에서 홈런을 치며 정상적인 시즌 준비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줬다.

경기는 이대로 끝나지 않았다. KIA는 3-5로 뒤진 6회 이우성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득점권에 간 것에 이어 한준수가 적시타를 치며 1점을 추격했다. 하지만 삼성은 7회 1사 후 홍현빈의 볼넷, 구자욱의 우전 안타에 이어 김도환이 좌월 3점 홈런을 때리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KIA는 이제 3일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릴 kt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날까지 총 5경기를 소화할 예정인데, 전패는 면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시범경기부터 출전할 계획인 나성범 김선빈을 제외한 야수들은 전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쉬었던 김도영과 패트릭 위즈덤은 3일 출전이 예고되어 있고, 이날 처음으로 실전 경기에 나선 최형우 박찬호도 역시 3일 정상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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