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 정부 마지막 알박기? 문체부의 수상한 국립예술단체 정관 손질
야당 “불편한 인물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 비판 제기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공연예술단’ 이사회를 꾸리는 과정에서 임기가 만료된 이사들이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에선 “불편한 인물을 배제하고 ‘알박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2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문체부 내부 문건 ‘국립예술단체 통합운영(안)’을 확보했다. 문건에 따르면 문체부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현대무용단을 통합한 ‘국립공연예술단’ 설립을 추진한다. 문체부는 일단 기존 5개 국립예술단체에서 임기가 남은 이사로 국립공연예술단 이사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문체부가 새 정관을 만들면서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예술단체장은 당연직 이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정숙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는 2022년 1월 임명돼 지난 1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 임명까지 임기가 연장된 것으로 본다”는 국립심포니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직을 유지해왔다. 문체부는 국립공연예술단 정관에선 “(문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후임 임명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도록 바꿨다. 문체부는 최근 각 국립예술단체 정관도 이런 내용으로 바꾸라고 통지했다. 지난달 20일 최 대표에게는 ‘임기 종료 통보’ 공문을 보냈다.
경향신문이 확보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지난 1월 문체부 모 과장은 최 대표에게 “어쨌든 임기는 무탈히 마치셨는데 그 이상(후임 임명까지 임기 연장)은 조금 욕심이라고 보여진다”며 “깨끗하게 조금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국립공연예술단 비당연직 이사들의 임기가 2027년 만료되면 5개 예술단체 후원회장 1명씩을 새 이사로 임명할 계획이다. 현재 국립발레단 후원회장인 송병준 컴투스 의장이 후원회장직을 유지하면 국립공연예술단 이사가 될 수 있다. 컴투스는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 2억원을 후원한 기업이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검찰은 송 의장의 불법 협찬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체부 산하 전체 기관의 정관을 일괄적으로 정비한 것”이라며 “정관 개정을 오래 준비하다 시행했으며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윤 대통령 파면을 앞두고 이례적인 정관 개정으로 불편한 인물을 배제한 뒤 특정 인물을 ‘알박기’하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면서 “탄핵 정국에선 인사권 행사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한국관광공사 사장 공모 공고를 내고 국립국악원장 인선에도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한국마사회장 모집 공고를 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대표는 최근 교체됐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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