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딜레마…중국 대응 필요하지만 국내기업 이해관계도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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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덤핑 조사 신청 건수가 지난해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 두 달만에 2건이 접수됐다.
산업부가 이달 초부터 반덤핑 조사(현대제철 조사 요청)에 들어가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는 철강기업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와 여천엔시시(NCC)는 지난해 중국산 스티렌모노머(SM)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가, 몇달 뒤 신청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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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덤핑 조사 신청 건수가 지난해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 두 달만에 2건이 접수됐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피해를 보던 기업들이 미국 관세 전쟁 확산에 대비해 무역 조사 요청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반덤핑 조사가 늘수록 국내 기업 간 갈등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반덤핑 관세 품목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과, 이를 사들여 가공 제품을 만드는 기업 간에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밖으로는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응해야 하고, 안으로는 국내 기업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통계를 보면, 반덤핑 조사 신청 건수는 지난해 10건으로 2014년(10건) 이후 최대였으며, 올해 들어서는 2월 말 기준 2건이다. 1987년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신청된 총 210건을 살펴보면, 국가별로는 중국(108건)이 가장 많으며, 제품별로는 화학(69건), 종이·목재(39건), 제철·금속(34건) 등의 순이다. 중국이 싼 가격으로 수출 밀어내기를 하는 품목 위주로 반덤핑 조사 신청이 많은 셈이다.

반덤핑 관세는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수출하는 상대국에 세금을 매겨 국내 기업들을 보호하는 조처다. 하지만 국내 기업 간에도 손익이 각각 달라 현장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산업부가 이달 초부터 반덤핑 조사(현대제철 조사 요청)에 들어가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는 철강기업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열연강판을 직접 생산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국산에 반덤핑 관세가 붙으면 유리하나, 열연강판을 사서 도금·컬러강판, 강관 등으로 가공하는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은 원가 상승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열연강판 구매 비중은 약 절반이 중국·일본산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27일 중국산 건축용 도금·컬러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에도 나섰다. 정부가 중국산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 쪽이 이를 도금·컬러강판으로 둔갑해 우회 수출하면서 자사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부가 지난 20일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잠정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서도 조선업계 쪽에서 불편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후판을 사서 선박을 건조해야 하는 조선사들은 원재료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대형 조선사(에이치디(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중국산 후판 사용 비중은 약 20%이며,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이 비중이 약 50%에 이른다.
반덤핑 조사 신청이 철회되는 사례도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와 여천엔시시(NCC)는 지난해 중국산 스티렌모노머(SM)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가, 몇달 뒤 신청을 철회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스티렌모노머가 필수 원자재인 까닭에 석유화학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것도 반덤핑 조사 신청 철회의 한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필수 원자재일수록 반덤핑 관세 때 국내 기업 간 갈등이 커지게 된다. 정부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는데, 산업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조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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