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의 얼굴들]⑦"나도 계몽됐다" 화제 모은 김계리 변호사
탄핵반대 집회 연설은 최종 고사…"시빗거리 차단하겠다"
[편집자주] 1월 14일부터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의 변론이 25일 종결됐다.. 당사자인 윤 대통령은 물론 16명 증인의 발언은 '계엄의 밤'을 재구성, 화제와 파장을 몰고 왔다. 헌법재판소에서 주목 받았던 인물들을 조명한다.

"저는 계몽되었습니다."
김 변호사는 탄핵 심판 과정에서 내내 화제를 모으는 인물이었다.
"저는 14개월 딸을 둔 아기엄마입니다. 비상계엄을 보고 민주당이 다수당인데, 다시 해제될 텐데,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고 모를 리 없는데,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했습니다. 역시나 해제 의결이 있었고 금세 해제됐습니다. 담화문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임신, 출산, 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의 패악과 일당독재 파쇼 행위를 확인하고 이 사건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홍장원 몰아세운 김계리…홍 "피의자 아니다" 항의도
정점은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 때 열린 홍장원 국가정보원 제1차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당시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를 지시했다고 말하는 등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발언을 쏟아낸 인물이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 줄 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라고 말했다고 했으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체포조가 나가 있는데 소재 파악이 안 된다. 검거 지원을 요청한다"며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 등 체포 대상을 불러줬다고도 했다. 홍 전 차장은 이들의 이름을 적다가 '미친 X'이라는 생각이 들어 메모를 멈췄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보좌관은 메모를 들은 적도 작성 지시를 들은 적도 없다고 한다" "미친 X이구나 하고 메모를 안 했다며 굳이 정리하라 한 이유가 뭐냐" "미친 X이라고 생각하고 왜 메모를 멈췄냐"고 홍 전 차장을 몰아세웠다.
이어 홍 전 차장의 말을 끊는가 하면, 답변이 끝나기 전에 끼어들어 '짧게 대답하라'며 압박했다.
김 변호사가 말을 여러 번 끊자 홍 전 차장은 "변호사님, 저 피의자로서 검찰 조사받습니까? 헌재에서 증인으로 오라고 해서 온 것이고 공직자가 아닌 개인이고 무직입니다"라고 항의했다.
"규정 근거가 뭐냐 헌재에 강력 항의…尹이 말려
김 변호사는 재판부를 상대로도 강력하게 항의했다.
8차 변론기일에 조태용 국가정보원이 증인으로 출석하자, 윤 대통령 측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게 직접 신문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행이 대리인을 통해 하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대리인한테 적어서 할 문제가 아니라 제가 직접 물을 수는 없게 되어있느냐, 규정상"이라고 물었다.
김 변호사도 "규정의 근거가 뭐냐, 근거를 보여달라"고 문 대행에게 항의했다.
문 대행은 "피청구인의 지위가 국정 최고 책임자이기 때문에 증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 대리인을 통해서 하는 게 좋겠다고 평의에서 의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잘 알겠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김 변호사가 목소리를 높이자 윤 대통령이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김 변호사의 팔을 치며 말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탄핵 반대 집회 연설은 고사…"헌재 결정 누 될까 봐"
심판정 밖 김 변호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였다.
앞서 김 변호사가 지난달 28일 예정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연설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화제의 인물이 직접 연단에 선다며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연설을 고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변호인단의 연사 참여로 인해 그분들이 진짜 중심이 되지 못하게 되지 않나 싶어 집회 연설을 최종 고사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혹시나 헌재 결정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몹시 저어된다"면서 "증인신문 집중한다고 눈 뜨는 것도, 머리를 푼 것도, 웃는 것도 별게 다 시비가 되고 비아냥거리는 판국이라 그냥 시빗거리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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