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똑’ 부러진 뿔테 안경, 어쩔 도리가 없다?[수리하는 생활]

안경을 써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겨울에는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갈 때마다 김이 서리고, 여름에는 코 받침이 땀에 미끄러져 성가시다. 그런데도 울며 겨자 먹기로 안경을 쓴다. 안경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들기 때문이다. 고장은 왜 그리 자주 나는지. 특히 뿔테 안경은 금속테 안경보다 자주 망가진다. 21세기의 안경테는 동물의 뿔이나 거북이 등딱지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지만 우리는 여전히 ‘뿔테’라고 부른다. 뿔테 안경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점점 더 가볍고 탄력 있는 소재로 거듭나고 있지만 내구성에는 한계가 있다.
나사가 헐거울 때는 휴대용 안경 드라이버로 조이고, 코 받침이 망가지면 안경점에 가면 되지만 렌즈와 렌즈를 연결하는 브리지가 부러지면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안경을 수리하게 되면서 내가 버린 안경들이 머릿속에 동동 떠다녔다. 진작 안경을 고칠 줄 알았더라면 고친 안경을 자랑스럽게 쓰고 다녔을 텐데. 관심 있는 누군가가 안경의 흉터를 보고 묻는다면 내심 반가워하며 ‘부러졌는데 내가 고쳤어’하고 마치 운동화 끈을 묶을 줄 안다는 식으로 답했을 것이다. 룸메이트 이다의 안경이 부러졌을 때, 미안하게도 나는 반가웠다. 수리 기술을 익히고 시험해 볼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고마운(?) 마음으로 수리를 시작했다.
◆부러진 뿔테안경 수리법
준비물: 장갑, 인두기, 종이 클립, 순간접착제, 베이킹소다, 줄칼, 사포(600방 이상)
1. 렌즈를 마스킹테이프로 감싸고, 인두기를 켜기 전, 가늘고 뾰족한 팁을 끼운다.
2. 달군 인두기로 브리지 양쪽에 4~5㎜ 깊이의 구멍을 뚫는다.
3. 브리지의 단면을 줄칼로 반듯하게 갈아준다.
4. 종이 클립을 잘라 접착제를 묻혀 구멍에 끼운 후 클립 바깥쪽을 알맞게 자르고 반대쪽 브리지에 끼운다.
5. 렌즈의 방향을 잘 맞추고 부착 부위에 접착제와 베이킹소다를 번갈아 뿌린다.
6. 접착 부위가 완전히 굳으면 줄칼, 사포 순으로 다듬어 마감한다.
순간접착제와 베이킹소다가 섞이면 시멘트처럼 단단해지므로 각종 수리에 유용하다. 하지만 휘는 힘에는 약해서 클립으로 심지를 박아 내구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인두기로 브리지에 구멍을 뚫고 심지를 박는 과정은 주의와 집중이 필요하지만 이미 부러진 안경인데 실패한들 어떤가? 수리 후에 모양이 흉하다면 비상용 안경으로 쓰면 그만이다. 오히려 외출용 안경과 실내용 안경으로 구분해서 사용한다면 외출용 안경의 수명도 늘 것이다. 수리가 말끔하게 됐다면 바깥에 쓰고 나가보자. 의외로 사람들은 내 안경 따위에는 관심이 없고, 알아차렸더라도 굳이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남들이 나에게 말하지 못하는 흠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수리한 안경을 이다에게 돌려주면서 말했다. “이제 금속테를 쓰는 게 어때?” 수리할 욕심을 채우자면 이전과 똑같은 안경을 다시 사라고 부추겨야겠지만, 마음을 고쳐먹는다. 이것이 바로 진실한 우정의 힘이라 여기면서.
▲모호연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 일상 속 자원순환의 방법을 연구하며, 우산수리팀 ‘호우호우’에서 우산을 고친다. 책 <반려물건> <반려공구>를 썼다.
모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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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