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5단체 “전속계약은 음악산업 핵심…법원 판단 전 계약 파기 안돼”

고승희 2025. 2. 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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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매연 등 5개 단체 ‘뉴진스 사태’ 한 목소리
템퍼링·전속계약 위반 이슈로 K-팝 산업 휘청
근거없는 여론몰이 안돼…표준계약서 개정 필요
뉴진스. [어도어]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 중인 그룹 뉴진스 사태를 비롯한 탬퍼링과 전속계약 위반 이슈가 대중음악계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 대중음악 관련 5개 단체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에서 ‘음악산업의 공정한 권리 보호를 위한 음반 제작자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단 전 계약 파기는 안 된다”고 27일 목소리를 냈다.

5개 단체는 특히 일부 기획사와 아티스트들에게는 근거 없는 여론몰이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행위 중단을, 국회와 정부에는 주요 갈등 원인이 되는 ‘탬퍼링’ 근절을 위한 정책 지원을 호소했다. 업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뉴진스 사태도 언급, “여론전과 일방적 선언으로 사안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K-팝 산업의 행동 강령으로 ▷커넥트 ▷리스펙트 ▷프로텍트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대중음악 산업의 근간은 기획사와 가수가 맺은 전속계약”이라며 행동강령 ‘커넥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사무총장은 “그러나 가수에게 이 매듭을 풀어도 된다고 이간질하는 부도덕한 타 기획사와 음악 프로듀서, 그 뒤에 숨은 거대 자본이 있다”며 “심지어 가수가 기획사를 나오는 게 좋다고 외치는 팬덤과 기획사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으로 기획사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리스펙트’가 이뤄지지 않은 대표적 사례로는 ‘직장내 따돌림’ 꼬리표를 붙이며 확산된 뉴진스 하니를 향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매니저의 발언이 다뤄졌다.

최 사무총장은 “연봉 5000만원의 매니저가 수십억원을 받는 가수에게 ‘무시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가수 측은 이 말을 들었다고 하고, 매니저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엇갈린 두 주장과 함께 일명 ‘뉴진스 하니법’인 대중문화산업법과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 법률안 발의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높은 인지도와 팬덤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들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법원의 판단 전에 이런 상황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며 “무명유죄 유명무죄다. 유명 가수의 주장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면, 또 다른 당사자인 이름 모를 매니저의 의견도 들어봤어야 한다. 가수가 예고 없이 떠난 기획사에는 실직과 미래를 걱정하는 수많은 직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 대중음악 관련 5개 단체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에서 ‘음악산업의 공정한 권리 보호를 위한 음반 제작자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단 전 계약 파기는 안 된다”고 27일 목소리를 냈다. [5개 음악단체 제공]

업계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문제와 논란을 풀어내기 위해 업계는 “분쟁과 갈등 속에서 산업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약속을 지키고,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사전 규정에 입각한 법원 판단을 존중하고,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수립하는 정책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최 사무총장은 “(분쟁 당사자는) 사법부의 판단 과정을 인내해야 한다. 누구도 법원의 판단 이전에 (전속) 계약 파기를 확정할 수 없다. 법원의 판단 이후에는 그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형평성 있는 제도 개선에 힘써 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대중음악계의 탬퍼링과 전속계약 위반 사안은 일부의 사례가 아니다. 뉴진스와 같은 대형 기획사부터 중소기획사, 인디 기획사로 확산 중이다. 업계에선 최근 한 영세 기획사의 사례를 소개하며, 무명 가수가 TV 출연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뒤 다른 기획사에서 금전적 보상과 활동 기회를 제안받았는 사례도 소개했다.

최 사무총장은 “2010년대 후반 이후 대한민국 음악 산업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전혀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했다”며 “이제 시대에 부합하도록 표준전속계약서를 개정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의 도약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탬퍼링과 전속계약 위반은 제작사의 입장에선 날벼락이자 직격탄이다. ‘선투자’ 구조의 가요계에서 제작자들은 신인 데뷔엔 엄청나게 큰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탬퍼링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걸그룹 유니스의 소속사 F&F엔터테인먼트의 최재우 대표는 “캐스팅부터 안무, 보컬, 랩과 학업, 외모 업그레이드에 이르는 각종 트레이닝, 숙식 제공 등 사전 마케팅과 앨범 제작까지 중소 기획사라 하더라도 최소 10억원대 이상부터 100억원대까지 들어간다”며 “(가수와 기획사가) 동등한 입장에서 K-팝을 제작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편견 없는 환경에서 K-팝을 이끌어 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남경 한국매니지먼트연합 국장은 “환경이 바뀌어 연예인과 소속사 간의 관계가 수직적이 아니라 협력하는 동반자적 관계가 됐는데도 표준전속계약서에는 모든 의무와 책임이 기획사에 몰려 있다”며 “전속 계약 분쟁 사건에서 조정 기간을 거치도록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이 발생하면 회사는 지금까지 투자한 콘텐츠가 사라지는 것이고, 가수는 단독으로 활동한 기회가 생긴다. 가처분 신청 자체가 회사에 불리한 구조”라며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재판부가 이끌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본부장도 “현재 신인 개발에는 프로젝트당 수십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며 “전체 시장의 90% 이상이 중소형 기획사임을 고려하면 음반 제작자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는 상당하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면서 “탬퍼링 이슈로 인해 관계 파탄에 이르더라도 전속계약 잔여기간에 경업을 금지해 탬퍼링 시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등 산업 실정에 맞는 법률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 뉴진스 팬덤 ‘버니즈’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매연 등 5개 단체는 기획사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고,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도 없이 특정 사건을 탬퍼링의 사례로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니즈는 그러면서 “K-팝은 단순히 투자자의 자금으로만 움직이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제작자와 창작자의 기획력, 아티스트의 재능과 노력이 신뢰를 기반으로 어우러져 함께 만들어 가는 산업이다. 이러한 신뢰를 깨뜨리고, 산하 레이블의 독립성, 독창성, 창의성을 훼손한 주체는 하이브와 현 어도어 경영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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