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한국 1인당 GDP, 일본 앞질러...감정적 접근 벗어나야"[인터뷰]
[편집자주] 을사늑약 120주년, 해방 80주년, 한일수교 60주년. 2025년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을 억압하는 강자가 아니다. 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이미 일본을 넘어섰다. 일본 여행과 문화를 즐기는 2030세대에게서 피해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반일(反日), 친일(親日)의 이분법을 넘어 일본을 단지 가까운 협력 파트너로 초연하게 바라보는 '초일'(超日)이 미래세대의 대일관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상적인 한일관계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일어일문학 학·석사 졸업 후 한양대 일어일문학 박사, 일본 교토 오타니대학 문학 박사까지 받은 국민의힘의 대표 '일본통'이다. 국회에 입성하기 전 일어일문학 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한일 관계는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 을사조약 120년이 되는 해"라며 "지금까지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와 경제·안보 협력이 뒤엉킨 구조였다. 하지만 감정적 대립이 계속되는 한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이루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역대 우리 정부들이 그간 보여온 대일 외교의 문제점으로 '일관성 부족'을 꼽았다. 김 의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일 관계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졌고 이는 일본과의 협상력을 약화시켰다"며 "반면 일본은 우리의 외교 기조가 흔들릴 때마다 이를 역이용해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관계를 이끌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대일 인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한일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젊은 세대는 글로벌 시대에 성장하면서 국가 간 감정 대립보다 실용적 접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일으킨 나라'라는 인식보다 '경제적·문화적 교류가 활발한 이웃 국가'라는 실용적 시각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치·역사적 감정과 개인적·실용적 선택이 분리되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에 대한 인식이 감정적 접근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대일 외교에 있어서 과거에만 매여 있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역사를 기억하는 것과 과거에만 매여 있는 것은 다르다"며 "윤석열 정부는 역사 문제와 경제·안보 협력을 포괄하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제3자 변제안을 제시한 이후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해제, 한일 정상 셔틀외교 복원 등 실질적인 관계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이미 사과했다'는 입장을 취하지만 일본 내 극우정치 세력이 계속 역사왜곡을 시도하고 있다"며 "일본이 한 번쯤 진실된 사죄,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먼저 역사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 미래 협력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 현재 한국과 일본이 대등한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일본을 앞지르면서 이제 한일 경제 협력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함께 진화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반도체, 배터리, 첨단기술, 수소 에너지 등 차세대 산업에서 양국이 협력하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한일 관계를 과거의 '극일(일본을 극복)', '반일'의 틀에서 벗어나 '초일'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며 "한국은 더 이상 일본을 따라가는 존재가 아니다. 대등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역사 문제는 명확한 원칙을 지키면서도 경제·안보·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과거의 갈등을 단순히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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