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에서 시작된 동학문학, 아파도 꺼내 놓는 역사의 속살

김진형 2025. 2. 28. 00:0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학으로 읽는 ‘다시, 동학’[하]
임우기, 한국적 정신 근거 비평
안삼환·김민환 장편소설 잇따라

과거부터 현재까지 동학은 우리 문학 장르에서도 중요한 줄기로 작용해왔다. 신동엽의 서사시 ‘금강’ 이후 안도현 ‘서울로 가는 전봉준’, 김남주 ‘황토현에 부치는 노래’, 박태원 ‘갑오농민전쟁’, 송기숙 ‘녹두장군’, 한승원 ‘동학제’ 등이 널리 읽혔다.

최근까지도 동학을 소재로 한 소설, 시, 평론, 동화가 꾸준히 출간됐다. 이들의 작품은 아픈 역사의 사실 확인과 더불어 내부의 속살을 생생히 꺼내 동학을 현재적 담론으로 만든다. 문학은 과거를 성찰하는 방식이자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임우기 평론가의 ‘문학과 예술의 다시 개벽’은 한국의 정신에 근거한 새로운 문학비평에 접근한다. 그는 “일제 식민주의 잔재와 사대주의의 고질적 풍토가 여전한 가운데 서구적 근대성에 매몰된 지성계에서 문학예술계도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한다. 고조선과 동학을 민족정신사의 맥락으로 연결한 유역문예론과 더불어 동학의 ‘귀신관’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이 돋보인다.

여든을 맞은 두 동갑내기 소설가의 작품도 두드러진다. 동학에 근거한 ‘생명력’이 곳곳에서 은밀한 존재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주도한다. 안삼환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의 장편 ‘바이마르에서 무슨 일이’는 1958년생인 철학과 교수 최준기가 2023년 독일 여행을 떠나고, 강의를 통해 수운 최제우의 사상을 깊이 있게 풀어낸다는 설정을 담았다.

김민환 고려대 명예교수는 장편 ‘등대’를 펴냈다. 남해의 조그만 섬 소안도는 독립운동 서훈자가 22명이나 되는 항일운동 성지다. 작품은 1909년 소안도 남쪽 좌지도에서 벌어진 동학도들의 등대 습격사건을 소재로 썼다. 당시 주민들의 생활사와 동학군 후손들이 겪는 사건을 중심으로, 천지만물의 평등사상을 다룬다.

이하석 시인은 시조 형식으로 구성된 서사시집 ‘해월, 길 노래’로 지난해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했다. 해월 최시형의 행적을 다룬 최초의 서사시집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보따리로 전전했네 머슴으로 일관했네/ 일하는 사람이 바로 한울님이라고/ 기어이 한울님 일을 맡은 머슴 교주라네” (시 ‘최보따리’ 전문) -끝- 김진형

#동학문학 #명예교수 #서사시집 #한울님 #신동엽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