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뽑고 아들 쓰고? "친인척 채용은 전통" 선관위 황당 해명
[앵커]
헌재의 판단과는 별개로 감사원은 오랜 기간 선관위에서 광범위한 채용 비리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고위 간부들이 '내 딸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착하고 성실하다' 이런 말을 하며 자녀들을 채용시켰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사태에 대해 한 선관위 관계자는 '친인척을 채용하는 건 전통'이라고 답했다고도 하는데, 자세한 내용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장관급인 중앙선관위 김세환 전 사무총장은 2019년 자신의 아들이 인천 강화군선관위에 8급 공무원으로 채용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인천선관위는 실제 김 전 사무총장 아들을 위해 채용 인원을 1명 더 늘렸습니다.
또 아들이 2020년 인천선관위로 옮겨올 때도 외부 일정으로 대면 시험이 어려워지자 비대면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편의도 제공했습니다.
김 전 총장은 아들이 관사에 입주할 자격이 없음에도 "무조건 1채 했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하나 해달라"며 선관위에 직접 지시도 했습니다.
차관급인 송봉섭 전 사무차장은 2018년 충북선관위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송 전 차장은 "내 딸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고 정말 착하고 성실하다"며 딸을 단양군선관위 경력채용에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결국 송 전 차장의 딸은 일주일 만에 비공개 채용으로 합격했습니다.
감사원은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선관위에서 진행된 291회의 경력 채용을 감사한 결과, 모든 과정에서 약 880건의 규정 위반이 적발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진경/감사원 행정안전감사국 제3과장 : (선관위는) 위법·편법적인 방법으로 합격시키거나 특정인을 배제하는 등 공직 채용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한 선관위 직원은 감사원 조사에서 "믿을 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 친인척을 채용하는 전통이 있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모친 간병을 이유로 휴직을 승인받고 일본에서 혼자 70일간 머무른 사례 등 직원들의 해이한 근태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선관위는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상당 부분 개선했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영상편집 배송희 / 영상디자인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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