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에게 “윤상현 공관위원장인지 몰랐다”더니…녹취록서 들통 난 거짓말
野, 국수본 찾아 ‘명태균 게이트’ 신속 수사 촉구…“尹 내외 새빨간 거짓말 드러나”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겨 있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특히 해당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윤상현 의원을 '공관위원장'이라고 호칭하는 내용도 등장한다. 이는 지난해 대국민 담화에서 해명한 내용과 배치되는 부분인 만큼 정치권에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시사IN이 공개한 파일에 따르면, 윤 대통령(당시 당선인)은 2022년 5월9일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2분32초가량 대화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다. 당 중진들이 '자신들에게 맡겨 달라'고 한다"며 "말은 세게 했는데 권한이 누구한테 있는 그런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상현 의원(당시 공천관리위원장)에게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명씨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조금 불편한 것 같다. 그래서 윤한홍 의원이 권성동 의원에게 얘기했고, 다른 사람은 반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권성동도, 윤한홍도 나한테 특별히 뭐라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김영선이 4선 의원에다가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 주지 뭘 그러냐(고 말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말을 들은 명씨는 "경남에는 18개 지자체가 있는데 (2018년 지방선거에서) 7개나 뺏겼다. 여성 표하고 근로자 표를 (민주당에) 줬다"며 "70년 동안 경남에 여성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부산·경북·대구는 항상 2~3명이 나왔는데 경남에는 그런 카르텔이 좀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알았다. 상현이(윤 의원)에게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고, 명씨는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통화가 종료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지난해 10월31일에도 해당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는 전체 중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부분과 명씨의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부분만 공개된 바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해당 녹취록이 공개된 지 일주일 뒤인 11월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누구에게 공천을 주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 솔직하게 다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고 있었고,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 윤상현 의원인지도 몰랐다"고 웃으며 해명했다.
하지만 이 녹음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윤상현 의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공관위원장이니까 한 번 더 얘기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만큼, 당시의 해명과 배치된다. 결국 윤 대통령이 대국민을 마주하는 공개 석상에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녹취록보다 하루 앞서 24일 공개된 김건희 여사와 명씨의 통화 녹취에서도 관련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녹취록은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종료된 지 약 40분 후 명씨에게 건 전화로, 통화 초반 김 여사의 옆에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윤상현이한테…"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김 여사는 "응"이라고 답한 뒤 명씨에게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으라고 했어요"라고 했다.
해당 사태에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부부의 새빨간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27일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찾아 명태균 게이트의 신속 수사를 촉구했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서영교 의원은 "윤 대통령은 대통령 되자마자 공천에 개입했다"며 "윤석열-김건희의 육성이 온세상에 드러났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공천에 개입했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수본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국수본이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부남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공천 개입한 사실이 명태균 통화녹취 파일을 통해 드러났고 더 이상 증거도 필요없다"며 "검찰은 4개월간 증거를 가지고도 김건희를 수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획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태균 게이트를 명명백백히 수사해 경찰의 존재 의미를 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김건희의 다이아몬드폰을 압수하고 출국금지 조치도 취해야 하며, 대통령실도 압수수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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