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주간거래 상반기 재개 불투명…언제쯤 재개되나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지난해 8월 중단된 미국주식 주간거래(데이 마켓)가 상반기에도 재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관사인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신규 거래소 물색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숙고 중이어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주관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주간거래 재개에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말부터 세 차례에 걸쳐 증권사에 서비스 재개와 관련된 의견을 청취해 왔다. 그러나 아직 중단 유지와 재개 어느 한쪽에 무게가 실린 상태는 아니라는 게 금투협의 입장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증권사와 시기상조라는 증권사가 50대50으로, 어느 한쪽이 압도적이지 않다"며 "내부에서도 상반기 중 재개하겠다고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2022년부터 미국 ATS인 블루오션과 독점으로 제휴를 맺고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지원해 왔다. 지난해까지 국내 증권사 19곳이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5일 '블랙 먼데이' 때 블루오션은 주문 폭증을 이유로 약 9만 개 계좌에서 총 6300억원의 거래를 강제 취소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일방적 취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블루오션 측은 시스템 오류로 거래내역 복구가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 증권업계는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했다. 현재 미국 주식 국내 거래는 약 6개월째 중단 중이다.
미 거래소, 한국 진출 위해 증권사 러브콜
증권업계가 주간거래 서비스 재개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거래 재개를 두고 고려해야 할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블루오션이 재발방지책을 내놓으면 거래 재개가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사이 24익스체인지, 문ATS, 브루스ATS 등 미국의 여러 거래소에서 한국 주간거래에 러브콜을 보내며 거래소 선택지가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두 달새 브루스ATS 등 미국 ATS 관계자들이 직접 한국을 찾아 비공개 거래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블루오션과의 재계약, 새로운 거래소와의 협상 등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상반기 중 거래 재개가 쉽지 않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사태 재발 방지책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증권사로서는 주간거래로 인한 수수료 수익이 적지 않지만, 조기 재개를 강행한 뒤 문제가 발생하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서비스가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스크를 안고 재개할 이유가 없다"며 "거래량이 많은 증권사일수록 위험 부담이 커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투자자들의 수요가 크지 않아 재개 시점을 앞당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체거래소 특성상 시세와 거래가 한정돼 있어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서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 중단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주간거래 투자자는 전체 국내 투자자 중 최소 1.2%~최대 12% 수준으로 추정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시간외거래 수요가 적듯 미국 주식 주간거래도 마찬가지"라며 "서비스 안전성이 완벽히 확보된 뒤 재개해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이달 중순 정규거래소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시간 연장이 승인되면서 주간거래 중단으로 인한 투자자 불편은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1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시간을 22시간으로 연장하는 안을 최종 승인했다.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한국에서는 오후 2시30분부터 다음 날 오후 12시30분까지 거래가 가능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뉴욕거래소와의 거래 논의가 주간거래 재개보다 앞설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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