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500만 원이 평균이라고?”.. 누구는 적자 살림, 누구는 돈 쌓는다
소득 늘어도 돈 못 쓰는 시대.. “소비가 두렵다”
상위 20% ‘흑자’, 하위 20% ‘적자’.. ‘빈익빈 부익부’

지난해 4분기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521만 5,000원. 통계만 보면 ‘소득 증가’라지만, 현실에서는 “월급 500만 원 받는 사람이 그렇게 많냐”라는 질문부터 튀어나옵니다.
소득 하위 20%, 가장 낮은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4.3% 줄었고, 사업소득은 7.9%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상위 20% 부자들의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돈을 벌어도 서민들은 생활이 더 팍팍해졌고, 부자들은 더 돈을 쌓는 구조입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줄어드는 건 소득이고 늘어나는 건 적자뿐.”
서민들은 매달 35만 원 적자 살림을 하면서도 푸념 속에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고, 반면 부자들은 불안한 경기 속에서도 소비를 줄이먄사 자산을 더 불려나갔습니다. 소득은 늘었다고 하는데, 어찌 된 게 가계 소비는 얼어붙었습니다.
소득과 소비 흐름을 보면 계층별 경기 체감 온도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누군가는 허리띠를 졸라매도 적자지만, 누군가는 돈이 남아도 안 쓰고 있습니다.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가계의 소비 패턴 자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 1분위, 월 35만 원 적자..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1만 3,000원으로 3.0%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재산소득(25.8%)과 이전소득(7.8%)이 증가한 데 반해 근로소득(-4.3%)과 사업소득(-7.9%)이 급감했습니다. 이는 2019년 이후 4분기 기준 최대 하락 폭입니다.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8.0% 증가했습니다. 특히 주류·담배(17.3%), 교육(16.7%), 의류·신발(16.6%) 등 생활 필수품보다 가변성이 큰 품목에서 소비가 증가한 점이 주목됩니다. 경제적 불안이 커질수록 지출 패턴이 감정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서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소득은 늘었지만, 지갑은 닫아”.. 소비 위축에 경제 불안감 반영
가계 소득이 증가했음에도 소비는 기대만큼 늘지 않았습니다. 특히 5분위 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1,119만 9,000원으로 3.7%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은 0.3% 줄었습니다. 자동차 구입 지출이 29%나 급감한 것은 가계의 소비 심리 위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지갑을 닫게 만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통신(-3.1%)과 보건(-2.2%) 지출이 줄어든 것도 눈에 띕니다. 생활 필수 소비마저도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 그림자가 가계 생활 전반으로 번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빈부격차, ‘착시 현상’일까.. 5분위 배율 소폭 하락에도, 구조적 격차는 여전
지난해 4분기 소득분배 지표인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은 5.28배로 전년 동기 대비 0.02배 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통계상으로는 빈부 격차가 소폭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마, 이는 착시 효과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상위 20%의 소득 증가율(3.7%)과 하위 20%의 소득 증가율(3.0%) 간의 차이가 줄어들었을 뿐, 실질적인 삶의 질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고령층 유입이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을 줄인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구조적 변화’로 치부하기에는 다소 본질을 비켜간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고령층이 늘었다는 것은 노동시장 자체가 고령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젊은 계층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청년층과 생산 가능 인구의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하고 있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 소비 둔화, 경기 침체 신호?.. ‘심리적 요인’도 작용
가계의 소비 여력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 증가율이 2.5%에 그친 것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평균소비성향(소득 대비 소비 비율)이 69.0%로 하락한 것은 소비 위축이 장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는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일자리 창출과 물가 안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Plan)'을 가동해 일자리, 물가안정, 소상공인 등 시급한 과제를 발굴하고 가용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란 방침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단기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가계 소득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가계 “돈이 없어서”, 부자는 “돈을 아껴서”.. 소비 둔화, 이유는 다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1분위 가구는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소비를 늘릴 수밖에 없고, 5분위 가구는 미래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를 줄이는 구조가 명확해집니다.
결국, 돈을 써야 하는 사람들은 쓸 돈이 없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불안을 이유로 소비를 미루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내수 시장 위축과 소비 둔화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문제의 핵심이 ‘소득 격차’가 아니라 ‘소득 불안’에 있음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면서, “단순히 소득 분배 개선이 아니라 경제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영세, 대왕고래 '경제성 없다' 정부 판단에도 "더 시추해 봐야"
- “황제의 감옥?” 윤 대통령, ‘20일 70회 초특급 접견’.. “구치소가 집무실인가”
- [속보] '해뜰날' 송대관 별세...향년 78세
- “월동무, ‘한파의 덫’에 갇혔다”.. ‘언 피해’ 현실화되나?
- “절반이 멈췄다” 제주공항, 강풍·폭설로 항공대란.. 승객들 발 묶였다
- '위기가구 죽음' 마주하는 사회복지공무원 '기댈 곳 없다'
- “자전거·하이킹 천국, 이제 대만과 만나”.. 제주 매력에 ‘풍덩’
- "밤만 되면 화물차가 슬그머니".. 얌체 밤샘주차 단속 강화
- '페이퍼 보호구역'인가...제주 해양생태계 관리 '부실'
- '호국영웅' 제주마 레클리스, 70년만에 고향에 동상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