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84조, 明文도 취지도 선명하다[포럼]

2025. 2. 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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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일이 3월 26일로 잡혔다.

그런데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한 방송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형사재판이 정지된다고 보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 재직 전에 기소된 사건의 재판 절차도 중단시키는 것이 헌법 제정 권력의 의도였다면, 헌법 제84조를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 및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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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 국민대 법대 학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일이 3월 26일로 잡혔다. 그런데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한 방송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형사재판이 정지된다고 보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84조가 그 논거란다. 또 하나의 말장난이다. 헌법재판소법 제32조 단서, 즉 ‘재판·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에 대해서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는 규정 같은 데서 보듯 소추와 재판은 엄연히 구분된다. 일단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말이 직접 법원에 재판을 정지할 의무를 지우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대표 측은, 소추란 기소와 공소유지를 합한 개념이므로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공소유지를 할 수 없다는 뜻이므로 결국 재판도 정지된다는 식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것은 재직 중의 ‘새로운 소추’의 금지를 의미하므로, 이 대표가 현재 받고 있는 재판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항소나 상고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재판의 결과에 불복하는 절차일 뿐 소추가 아니다. 소추가 금지되는지 여부는 제1심 공소장 제출이 대통령 재직 중인지, 아닌지에 달린 것이다.

대통령 재직 전에 기소된 사건의 재판 절차도 중단시키는 것이 헌법 제정 권력의 의도였다면, 헌법 제84조를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 및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했어야 했다. 만일 그랬다면 우리는 헌법으로 ‘법 위의 인간’을 만들어 내는 셈이 됐을 것이다.

대통령에게 면책특권을 인정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이 아닌 대통령직을 위함이다. 지난해 7월 1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추 면책특권에 관해 체계화된 법리를 전개했다. 이 판결에서 미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재임 중 법률이나 헌법적 근거에 따른 직무를 공식 행위로, 그 밖의 것을 비공식 행위로 분류하고, 전자의 경우 추정적으로 면책되는데 특히 헌법상 권한 행사의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형사소추로부터 면책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면책을 허용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나중에라도 형사책임이 문제 될까 봐 지나치게 위축돼 과감하고 소신 있는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기대했던 활기차고 역동적인 정부 기능 보장을 위해서는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추로부터의 면책이 필수적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 비공식 행위에는 그 어떤 면책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하게 밝혔다.

지금 이 대표가 받는 재판들은 대통령으로서의 공식적 권한 행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직무 전념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법적 책임에 따른 걱정이 ‘심각한 국정의 실기(失機)나 왜곡된 결정’으로 이어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이미 받고 있는 재판에 따른 법적 책임에서 해방시켜 준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런 억지와 궤변이 난무하는 데는 어정쩡한 법원의 태도와 지연된 재판의 책임이 크다. 지금이라도 법원은 혼탁한 사법 정기를 바로잡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호선 국민대 법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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