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처음 봐요" 베테랑 농부도 충격…한국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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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있던 나무를 다 베고 땅을 엎어 어린 나무들로 다시 심었어요. 10년 이상 오래 키운 사과나무를 보면 아깝긴 하지만 유지하기 어려우니까 어쩔 수가 없죠."
경북 청송군에서 10년 넘게 사과 농사를 지어온 농부 김모 씨는 최근 과수원 재배 체계를 완전히 바꿨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상기후로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과 재배지가 강원도까지 북상했다.
최근 '금사과'로 불릴 만큼 사과 가격이 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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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뒤엔 국산 사과 사라진다
경북 청송 등 전통 사과 산지 이상고온 지속
푹푹 찌는 날씨에 처음 보는 사과 수확되기도

“원래 있던 나무를 다 베고 땅을 엎어 어린 나무들로 다시 심었어요. 10년 이상 오래 키운 사과나무를 보면 아깝긴 하지만 유지하기 어려우니까 어쩔 수가 없죠.”
경북 청송군에서 10년 넘게 사과 농사를 지어온 농부 김모 씨는 최근 과수원 재배 체계를 완전히 바꿨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미세 살수 시스템, 그늘막 설치 등 자동화 장치를 도입하고 수확 시기 인력도 기존 10명에서 2명으로 대폭 줄였다. 김 씨뿐 아니라 주변 농가들도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다. 그는 “몇 년새 이상고온으로 과일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노력에 비해 수입은 변변치 못해 내린 결정”이라며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뜨거울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청송 지역 사과 농가 대부분이 ‘스마일 사과’ 현상을 겪었다고 했다. 사과 껍질이 가로로 터지는 현상으로, 그 모양이 웃는 입과 닮았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30년 넘게 농사짓던 베테랑 농부들조차 처음 보는 일이었다. 이 농가의 전체 사과 수확량 중 30~40%가 터진 사과일 정도로 피해가 컸다.
이처럼 기후변화 여파로 농가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상 고온으로 전통적 산지에서의 과일 생산이 어려워지고 재배 가능 지역이 줄면서 생산량이 감소했다. 특히 대표 과일인 사과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본래 사과는 연평균 기온 8∼11℃ 정도의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과일이다. 경북이 사과 주산지인 것도 이 조건이 맞아떨어져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얘기가 달라졌다. 이상기후로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과 재배지가 강원도까지 북상했다. 이 추세로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국산 사과가 우리 식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예측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070년대부터 사과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되고 2090년대에는 국내에서 고품질 사과 재배가능지가 없어지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상기후 조건에서 농산물 재배 면적이 줄어 수확량이 감소하면 가격은 뛸 수밖에 없다. 최근 ‘금사과’로 불릴 만큼 사과 가격이 오르는 이유다. 명절 대표 선물인 사과 세트는 몇 년 전에 비해 2배가량 줘야 할 정도로 값이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사과 도매가격(상품·10kg 기준)은 6만7431원으로 평년 가격(최근 5년간 중 최대·최소 가격 뺀 3년간 평균)인 3만2083원 대비 110%나 급등했다. 폭염 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공급 부족이 맞물린 결과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25 농업전망'을 보면 지난해 사과 재배면적은 3만3313ha(헥타르)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올해 사과 재배면적도 전년 대비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도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과일 산지의 북상 현상이 가속됨에 따라 지난해 1월 ‘양구 펀치볼 사과’를 정식 출시했다. 이마트 역시 강원도 사과의 물량을 늘리는 추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강원도 지역은 일교차가 커 과일 당도 형성에 적합하다”며 “강원도 산지 물량을 전년 대비 20% 정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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