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이준구 교수, 41년 만에 강단 내려온다

이준구(76)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26일 본지 이메일 인터뷰에서 “올 3월부터는 강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젊은 사람(후배 교수)들 앞길을 막아서는지 모른다는 생각에 강의 마감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이 교수는 2015년 정년 이후에도 10년 동안 ‘경제원론 1·2’ 강의를 해왔다. 이 교수가 강단을 내려오는 것은 서울대 부임 이후 41년 만이다. 이 교수는 “나이가 들어도 강의가 힘들지는 않지만 욕심만 챙기다 학부에 폐를 끼쳐서는 안 되겠기에 결심했다”고 했다.
1972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80~1984년 미국 뉴욕 주립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1984년 서울대 경제학부에 부임한 후 2015년 2월 정교수직에서 은퇴, 명예교수가 됐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그의 제자다. 1997년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경제학원론’을 펴내기도 했다. 이 교수의 수업은 수식(數式)을 최소화해 복잡한 경제학 논리를 간결하게 설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교수는 현실 정치를 두고도 활발한 발언을 했다. 2021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두고 “보수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도 선호하는 제도”라며 기본소득이 진보 진영의 대표적 어젠다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3월엔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 닦아놓은 민주주의의 기반이 빠르게 잠식돼 가고 있다”고 했다.
경제학부 재학생 류모(26)씨는 “학부생들에게 밥도 많이 사주시고, 불량한 수업 태도는 엄격히 지적하던 담임선생님 같은 분이었다”며 “매년 올해가 마지막 강의라고 말하셨지만 매번 다시 강의가 열리곤 했는데, 진짜 마지막이라니 항상 그 자리에 있던 경제학부의 거목이 사라진 것 같아 마음이 휑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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