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꼴로 터지는 대형 사고... '안전 한국'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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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참사와 화재, 교량 붕괴 등 매달 한 번꼴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회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한국은 안전 수준은 매우 높아진 상태"라며 "과도한 불안감보다는 새로운 유형의 사고에 대한 명확한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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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새 대형 참사 잇따라 불안 가중
"예방 집중하고 산업 변화 면밀히 살펴야"

항공 참사와 화재, 교량 붕괴 등 매달 한 번꼴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회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거나 자칫하면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들인 만큼 국민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명확한 원인 규명과 예방 대안으로 안전 경각심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3개월간 총 세 차례나 중앙사고수습본부·사고대책본부를 꾸렸다.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중앙사고수습본부), 올해 1월 28일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중앙사고수습본부),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 교량 붕괴(사고대책본부)로, 매달 한 번씩 사고 대응 기구를 주관한 셈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연말부터 잇따른 안전사고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최근 발생한 대형 사고의 공통점은 관련 안전 규정이 매우 엄격한 분야라는 것이다. 원인 규명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규제가 느슨하게 운영됐거나 사각지대가 존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제주항공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선 수차례 조류충돌·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우려가 제기됐고, 에어부산 화재 원인으로 꼽히는 보조배터리·전자담배 등은 탑승객이 소지하는 게 규정이지만 이를 적용하지 않고 선반 보관을 허용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도 유사한 문제가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는 공사 관리를 위해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받고 직접 현장 점검도 하는 등 엄격한 관리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계획서만으론 사고를 예견하지 못했고, 점검도 대상이 너무 많은 탓에 이번 사고 현장은 2023년 8월을 마지막으로 들여다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속도로의 다른 공구에선 앞서 2022년과 2023년에도 사망사고가 2건 발생했으나 규정만으론 재발을 막을 수 없었던 셈이다.
"사후 대응 중요하지만 예방에 더 집중해야"

발생 시기가 비슷할 뿐 구체적 원인은 각각 다르지만, 일각에선 잇단 대형 사고의 공통 요인이 엔데믹 여파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과 건설 모두 코로나19 시기 가장 위축됐던 산업들로, 엔데믹으로 폭발적으로 활성화되며 안전은 뒷전이 됐다는 것이다. 원정훈 충북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우연히 시기가 겹쳤을 순 있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며 수요는 증가했는데 기술자나 인력이 부족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산업 구조 자체가 미세하게 변화하며 생긴 문제들이 누적돼 나타난 신호인지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국 공항 로컬라이저 개선, 보조배터리·전자담배 규정 강화, 고속도로 유사 공법 공사 중단 등 사후 강력한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고 이후에나 관리를 표적 강화하는 방식으론 안전 의식을 더 강화하긴 어렵다"며 "한국은 재난 예방보다 사후 수습에 배정된 예산과 인력 비중이 훨씬 큰데, 미국 등 선진국처럼 예방을 위한 자원 투입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 전반의 안전 의식이 높아진 만큼 각 사고의 원인을 세세히 공개하고 여러 주체와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는 진단도 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한국은 안전 수준은 매우 높아진 상태"라며 "과도한 불안감보다는 새로운 유형의 사고에 대한 명확한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교수도 "사고가 발생한 산업의 구조·문화의 변화에서 비롯된 일은 아닌지 여러 측면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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