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범죄로 이어지지 않는다"... 낙인과 싸우는 정신과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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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에 대한 낙인이 환자를 숨게 만듭니다."
이들은 "강연이나 북토크에서 '몇 년 전 뇌부자들 덕분에 처음 치료를 받게 돼 지금은 건강해졌다'고 감사 인사하는 분들을 만날 때"(김지용), "동료 정신과 의사한테 '오늘 처음 온 환자가 뇌부자들 보고 왔다고 하더라'는 얘기를 들을 때"(오동훈) 변화를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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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뇌부자들' 운영... 정확한 의료 정보 제공
심리 분석 등으로 콘텐츠 확장해 구독자 25만 명
3월부터 '세 정신과 의사의 코멘터리' 본보 연재
"심리학적 관점으로 보면 타인이 새롭게 보일 것"

"우울증 환자에 대한 낙인이 환자를 숨게 만듭니다."
김지용(42) 허규형(41) 오동훈(39)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지난 10일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 교사 초등학생 살해 사건에 대해 이 같은 우려를 표했다. 교사의 우울증 치료 전력이 알려지면서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사회적 낙인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 등 세 명은 9년 전부터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팟캐스트와 유튜브 채널 '뇌부자들'을 운영했다. 영화 '내부자들'(2015)에서 차용했다. 내달 4일부터 본보에 '세 정신과 의사의 코멘터리'를 연재하는 이들을 만나 사회적으로 정신질환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들어봤다.
9년 동안 정신과 문턱 낮춰 온 의사들
의대 선후배인 이들은 군의관 시절 처음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정신질환이 있는 군인을 '관심 사병'으로 낙인찍어 배제하는 현실에 변화가 절실하다고 느꼈다. 제대 후인 2019년엔 유튜브를 개설해 대중을 상대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 지우기에 나섰다. 정신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뿐 아니라 드라마나 소설 속 캐릭터의 심리 분석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쉽고 재미있는 이들의 입담에 구독자가 25만 명을 넘어섰다.
각자 개원한 이들이 적자인 유튜브 운영에 열심인 이유는 뭘까. 사회적 인식 때문에 정신질환 치료를 꺼리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이들은 “강연이나 북토크에서 ‘몇 년 전 뇌부자들 덕분에 처음 치료를 받게 돼 지금은 건강해졌다’고 감사 인사하는 분들을 만날 때”(김지용), “동료 정신과 의사한테 ‘오늘 처음 온 환자가 뇌부자들 보고 왔다고 하더라’는 얘기를 들을 때”(오동훈) 변화를 체감한다.

이들은 대전 교사 초등생 살해 사건이 정신과 문턱을 높일까 우려했다. 김지용씨는 “우울증은 10명 중 1명이 걸릴 만큼 환자가 많지만 범죄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정신질환자들의 강력 범죄율이 높다는 근거도 없다”고 경계했다. 정신질환이 있는 교사를 직권으로 휴직시키는 '하늘이법' 추진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오동훈씨는 “이런 법이 정신질환이 있는 교사들을 숨게 만들까 걱정”이라며 “보여주기식 대책을 급하게 내놓기보다 다양한 직군과 사회 계층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준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인의 심리 알면 사회도 성숙해질 것"
다만 정신과 치료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자녀 양육이나 부부 갈등 등을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에선 정신과 의사의 진단 후 상황이 크게 개선되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들은 “방송의 재미를 위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시청자들이 정신과 의사에게 환상을 가질 수 있다"(허규형)며 “정신과 의사는 점쟁이나 마법사가 아니라서 단시간에 해답을 줄 수는 없지만, 환자와 같이 진흙에서 구르면서 고민해주는 사람"(오동훈)이라고 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심리학적 관점에서 타인을 이해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이들의 목표다. 드라마나 영화, 예능, 소설 등 콘텐츠 속 캐릭터의 심리를 분석하는 본보의 '세 정신과 의사의 코멘터리'도 타인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자 하는 시도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쉽게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저 사람은 왜 그럴까’ 심리학적 관점으로 보면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아요. 사람들 내면에 심리학적 관점이 자리 잡으면 우리 사회도 좀 더 성숙해질 것 같아요."(김지용)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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