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남? 아니 순정남!…인기녀 ‘타카기’가 선택한 그 사람[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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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초식남'(이성 관계에 적극적이지 못한 남자) 현상을 보여주는 걸까.
야마모토 소이치로의 만화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이하 '타카기양')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실사 영화는 보는 내내 '고구마를 100개 먹은 듯' 답답함에 몸부리칠 수 있다.
원작과 동명의 일본TBS 드라마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이 16살 중학생 시절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영화는 그로부터 10년 후의 이야기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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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16살 소년·소녀가 26살 청춘으로
창·방패 같은 플러팅…최후의 고백은 누가?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으이구, 저 답답이! ”
일본의 ‘초식남’(이성 관계에 적극적이지 못한 남자) 현상을 보여주는 걸까. 야마모토 소이치로의 만화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이하 ‘타카기양’)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실사 영화는 보는 내내 ‘고구마를 100개 먹은 듯’ 답답함에 몸부리칠 수 있다.
내달 5일 개봉하는 ‘타카기양’에서 주인공 타카기상(나가노 메이 분)과 니시카타군(타카하시 후미야)은 26살 청춘으로 등장한다. 원작과 동명의 일본TBS 드라마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이 16살 중학생 시절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영화는 그로부터 10년 후의 이야기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니시카타는 배우 후미야의 세련된 얼굴이 아니었다면 행동과 말투로는 변명할 여지 없는 ‘찐따’ 그 자체다. ‘퀸카’ 타카기가 유일하게 자신에게만 실없는 장난을 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중학생 때도, 어엿한 교사가 되어서도 감을 잡지 못한다. 그러면서 ‘분명 타카기상은 남자 친구가 있을 거야’라며 혼자 상상하고 좌절한다.
불꽃놀이를 보러 가자고 먼저 제안해 놓고 “데이트 신청이냐?”고 물으면 “그냥 학생들 순찰가자는 뜻”이라며 여자를 맥 빠지게 만든다. 동창회가 끝난 늦은 밤 굳이 타카기가 니시카타가 가는 방향으로 따라와도 “아 너도 이쪽이니?”라며 눈망울을 크게 뜨고 묻는다. 그녀가 그와 밤길을 함께 걷기 위해 먼 길을 돌아 집에 가야 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타카기가 극 중 “10년 동안 수백 번은 더 간접 고백을 해왔다”고 고민 상담 하소연을 하는 것처럼 그녀의 플러팅은 영화 내내 이어진다. 잽잽 원투 훅. 때로는 정말 장난처럼, 때로는 퍽 직설적인 싸인 보내기. 그에 대해 니시카타가 내놓는 반응은, 이쯤 되면 눈치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타카기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뜨악하다. ‘둘 중 누구 하나 제발 그냥 고백해’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타카기도 참 답답하다. 일본에선 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큰 하자가 되는 걸까.
이 둘을 보면서 ‘설렌다’ 혹은 ‘간질간질하다’는 반응이 있긴 하다. 대중성이 있으니 원작 만화가 일본 드라마로도 만들어지고, 영화로까지 제작돼 지난해 일본 개봉 이후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개봉을 결정지었겠지만, 글쎄. 국내 관객들에겐 꽤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니시카타가 교편을 잡은 중학교(둘의 모교이기도 한)에서 타카기가 3주간 미술 교생실습을 마치고 떠나는 날에야 둘은 교실 책걸상에 앉아 최후의 담판을 벌인다. 툭 건드리면 울 것 같은 눈을 하고도 말로는 의례적인 ‘고생했다’, ‘너랑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며 끝내 고백은 삼켜버리는 니시카타다. 3주간 머릿속으로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타카기, 할머니가 된 타카기와 백년해로하는 모습을 그려내놓고 정말 ‘표리부동’하다.
타카기는 모든 걸 내려놓은 눈치다. 그저 내 마음이나 다 쏟아내고 가겠다,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는 투가 역력하다. “착하고 진정성있고, 거짓말을 하면 다 티가 나고, 의리 있는 좋은 사람인 니시카타. 너를 좋아해. 나랑 사귈래?”
하지만 니시카타는, 고개를 푹 숙이곤 작게 ‘아니’라고 말한다.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연출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우물쭈물하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사귀는 것 말고 결혼하자”였다.
그제야 알았다. 일본 여자들이 원하는 남성상이 무엇인지. 니시카타는 초식남이 아니라 순정남이었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여우 같은 남자의 대척점에 있는, 말은 어눌해도 진짜 여자가 원했던 것을 마지막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남자. 그런데 이런 남자, 한국 여자들도 좋아하지 않던가.
일본의 데이트, 연애 문화가 분명 녹여져 있을 영화 ‘타카기양’이 과연 한국에서도 폭넓은 공감을 얻을지 기대된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 감독 이마이즈미 리키야·출연 나가노 메이, 타카하시 후미야/ 3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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