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속 '아는 노래', 효자 코너 된 비결

우다빈 2025. 2. 2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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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효자 코너 '아는 노래', 각종 SNS서 저력 발휘
감동 코드로 안방극장 잡았다
'개콘' PD가 직접 전한 인기 비결은?
'개그콘서트'의 코너 '아는 노래'가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개그콘서트'의 코너 '아는 노래'가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SNS를 장악한 힘은 바로 아이디어다. 단순히 웃음을 노리지 않고 감동 코드를 넣으며 마치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코너 안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뮤지컬 테마로 꾸며진 이 코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가 유의미한 평가를 받고 있다. '아는 노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던 노래를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형식의 개그 코너 프로그램이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모티브로도 다루면서 실화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유튜브 '개그콘서트' 채널로도 '아는 노래' 코너가 공개됐다. 5년 만에 돌아온 음악 코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특히 과거 '개그콘서트'의 레전드 코너 '뮤지컬'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많다. 2006년 방영됐던 코너 '뮤지컬'은 매주 한 곡을 선곡해, 곡에 어울리는 상황극을 보여줬다. 버즈 '겁쟁이', 이문세 '조조 할인', 김광석 '이등병의 편지', 조성모 '아시나요', 인순이 '거위의 꿈' 등의 명곡과 어울리는 감동적인 드라마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여기에 '아는 노래'는 '뮤지컬'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트렌드를 가미했다. 가족에 대한 사랑 등 보편적인 감성을 내세우면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노래로 위로를 선사한다는 코드는 사실 공개 코미디 쇼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잘 알려진 노래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자칫 웃을 수 있는 포인트를 놓칠 수 있다. 또 신파 등 억지 감성을 기피하는 요즘 시청자, 관객들에게 자칫 무게감을 안길 수도 있다. 일차원적으로 웃음을 지향하는 코너들이 공개 코미디 쇼에겐 톤과 분위기를 유지하는 구성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개그콘서트'는 '아는 노래'를 내세웠고 이는 성공적인 전략이 됐다. 특히 명곡인 '사랑의 바보'를 아버지 입장에서 해석한 에피소드는 유튜브 상에서 공개 2개월 만에 조회수 95만 회를 넘겼다. 빠른 시일 내 100만 회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에서 시청자들은 "마지막에 '술이나 한 잔 사주면 돼'라는 가사가 유난히 가슴 깊이 와닿았다. 아무도 제가 왜 술을 끊었는지 모르는데, 개콘이 알아주다니" "솔직히 감정 연기할 때 웃길 줄 알았는데 송필근 나현영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안 웃기고 퀄리티가 높아졌다. 이것도 웃음의 일종이다" "희극 배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연기를 하면서 사람들을 웃기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재미와 감동 다 잡았다" 등 댓글을 통해 극찬을 전하고 있다.

'아는 노래'의 등장은 '개그콘서트'가 추구하는 방향성이기도 하다. 따뜻한 위로 또는 현실 풍자 코드 등 웃음의 변주를 다각도로 고민해 시청자들에게 미소를 안긴다. '개그콘서트'를 연출하는 이재현 PD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SNS 반응을 봤다. 시청자들이 기존 개그와 다르게 봐주신다. 실제 사연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뭉클한 감성을 건든다. 사실 연출자 입장에서는 기존 개그와 결을 다른 게 리스크였다. 과거에도 '뮤지컬' 코너가 있었는데 음악 코너는 '개그콘서트'에서만 소화할 수 있는 코너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기존 문법에서 보지 않는 테크닉이다. 계절감도 좋았다. 요즘 전체적으로 우울한 이야기가 많은데 '아는 노래'는 훈훈하고 기분 좋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좋다. 우리 코미디언들이 연기와 노래를 너무 잘한다. 연출자 입장에서는 놀랄 때 있다. 예전에 드라마를 할 때의 표정을 볼 줄 몰랐다. 몰입감 있게 해준다"라고 밝혔다.

이 PD에 따르면 '아는 노래'는 약 1년간의 회의와 연구를 거듭하며 완성된 코너다. 그는 "기존 문법을 버리겠다고 작정하니 길이 열렸다. 처음에 아주 오래전부터 기획된 코너였다. 지난해 봄부터 내부적으로 준비를 했고 쌀쌀한 날씨에 맞춰 공개했다. 1회에서는 리허설을 몇 번이나 보며 갈고 닦았다. 당시 아이템 회의만 3~4시간만 했다"라고 떠올렸다. 연기자들이 직접 아이디어와 기획 제안을 하는 것은 이 PD의 연출적 가치관이기도 하다.

이 PD는 "연기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개그콘서트'는 연기자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미디언들이 제안을 하면 연출자들은 장면적인 것에 있어서 메꾸는 역할을 한다. 내부적인 반응도 좋은데 다양한 업계에서 러브콜이 온다. 공연이나 음악 유튜브 채널 출연 제안이 오고 있다. 공연 업계나 음악 플랫폼에서 연락이 오니 진짜 잘 된다는 것을 느낀다. 코미디언들의 파워 덕분이다. 송필근은 2011년부터 쌓은 내공이 있다. 포텐이 터졌다. 정범균이 중심을 잡고 나현영도 너무 잘한다. 코미디언이 맞나 싶다"라며 출연진들에게 공을 돌렸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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