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황우석이 찍은 줄기세포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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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논문' 사건이 벌써 20년이 지난 일이지만 '줄기세포'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황우석'일 것이다.
2000년대 초반 황우석 박사는 줄기세포 연구로 각광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선 암흑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줄기세포 한 전문가는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던 일본이 줄기세포를 돌파구로 삼은 것"이라며 "시장이 활성화되고 기술이 발전하는 선순환 사이클에 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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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논문' 사건이 벌써 20년이 지난 일이지만 '줄기세포'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황우석'일 것이다. 2000년대 초반 황우석 박사는 줄기세포 연구로 각광을 받았다. 노벨상 수상 가능성도 언급됐다. 줄기세포는 모든 인체조직으로 분화될 수 있는 세포로 여러 난치병을 정복하는 혁신적인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란 기대감도 폭발했다. 황우석은 국가적 영웅으로 등극했고, 전국민이 줄기세포의 준전문가 됐다. 우리는 줄기세포가 삶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논문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황우석 박사는 나락에 빠졌다. 국민들의 실망감도 컸다. 문제는 이 사건이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멀쩡한 다른 회사들에도 악영향을 미쳤단 점이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고, 당국은 줄기세포 치료제 관련 연구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후로도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황우석이 찍어 놓은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배신감도 컸던 탓인지 줄기세포는 바이오기업들에게 금기어처럼 돼 버렸다.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선 암흑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가 주춤한 사이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을 장악한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2012년 줄기세포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뒤 줄기세포를 미래 의학의 중심축으로 정했다. 2014년부터는 거의 모든 줄기세포 치료 시술을 의사의 재량에 맡겼다. 안전성 문제보다는 노령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줄기세포의 가능성을 우선한 것이다. 줄기세포 한 전문가는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던 일본이 줄기세포를 돌파구로 삼은 것"이라며 "시장이 활성화되고 기술이 발전하는 선순환 사이클에 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의 불균형 속에 줄기세포 치료제의 효능을 기대하는 우리나라 고액 자산가 중에서 일본 원정 치료에 나선 이들을 생겼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많게는 5만명 이상이 치료에 1억원 정도가 드는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이제는 세포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원정 치료를 가지 않아도 된다. 지난 21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첨생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에선 허가받지 않아도 임상연구로 안전성과 유효성 등이 확인되면 심의 하에 중대·희귀·난치질환자의 첨단재생의료 치료가 허용된다. 기존에는 희귀·난치질환 환자 대상으로만 연구할 수 있었다. 개정안엔 안전성, 치료비용, 재정지원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어 종합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졌단 평가다.
업계는 첨생법을 반기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줄기세포의 효능이 상당한 시간을 거쳐 증명이 된 만큼 시장이 반드시 커질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줄기세포 등 재생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줄기세포 치료제 업계가 20년만에 좋은 기회를 앞둔 셈이다. 하지만 마냥 들뜨기만 해선 안된다는 경고도 나온다. 법무법인 세종은 첨생법 개정시행과 관련해 "치료제의 안전성이나 품질을 저하시키거나 관련 기업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유관부처로부터 제재를 받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관련 기업은 첨단재생의료 치료와 관련해 안전성 확보와 품질관리를 최우선 과제를 삼을 필요가 있다"며 "변화된 규제와 안전관리 요건 준수라는 숙제도 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십수년의 세월을 견뎌 잡은 기회를 잘못하면 잃을 수 있다는 경고로도 읽힌다. 결국은 또다시 '신뢰'로 귀결된다. 이번엔 반드시 신뢰를 지켜야 한다. 애써 지운 황우석의 낙인이 다시 선명해져선 안 될 노릇 아닌가.
김명룡 바이오부장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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