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러시아·북한 편에 선 미국, 안보 지각변동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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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와 북한 편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충격이다.
더구나 단 4줄에 불과한 미국 결의안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우려도 담기지 않았다.
미국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친러시아 결의안 채택을 주도했다.
그동안 미국은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추진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 반대에 매번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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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와 북한 편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충격이다.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맞은 24일 긴급 총회에서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찬성 93표, 반대 18표로 채택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은 물론 대부분 국가가 찬성한 이 표결에 반대하며 ‘분쟁의 신속한 종결’만 강조한 자체 결의안을 제안했다. 반대표를 던진 국가 중엔 러시아와 그 동맹국인 벨라루스, 북한도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 북한이 같은 편이 된 셈이다. 미국의 유엔 역사에서 없던 일이다. 더구나 단 4줄에 불과한 미국 결의안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우려도 담기지 않았다.
미국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친러시아 결의안 채택을 주도했다. 그동안 미국은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추진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 반대에 매번 무산됐다. 그런데 이번엔 러시아의 침략 책임을 묻지 않는 결의안을 내놓았고 러시아와 중국이 찬성하며 처음으로 가결 처리됐다. 미국이 유럽이 아닌 러시아 중국과 한목소리를 낸 꼴이다.
미국의 급변침은 동맹 가치보다 거래 이익을 우선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침략자에게 보상을 안기는 무도한 일이 한반도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 나선 것처럼 언제든 한국을 빼놓고 북핵 협상을 시작할 수도 있다. 동맹인 한국을 버리고 북한의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안보를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유럽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미국 일방주의’로 안보가 위기라며 유럽 자체 핵 억지력 논의를 제안했다. 프랑스는 핵우산 제공 의사도 드러냈다. 트럼프발 전 세계 안보 지형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한 자강책을 서둘러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 영원한 동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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