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뷰가 장점이자 단점인 'PUBG 블라인드 스팟' 체험기

크래프톤 'PUBG 블라인드 스팟'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틀 그라운드'로 유명한 펍지 스튜디오가 만든 신작 슈터다.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이끌었던 펍지팀의 신작 슈터인 만큼 아무래도 유저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탑뷰로 택틱컬 슈터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라서 FPS 팬인 기자도 궁금증을 갖고 데모가 나오자마자 바로 플레이해봤다. 약 8시간, 480분이라는 긴 시간을 진득하게 즐겼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재미있다. 다만 단점이 너무 명확하다. 탑뷰 시점이 기존 택틱컬 슈터와의 차별성을 부여하지만, 탑뷰가 주는 슈터 장르의 단점이 장점을 상쇄한다. 결국 게임의 흥망성쇠는 단점을 어떤 식으로 커버할지가 관건이다.
이는 동시 접속자에서도 드러난다. 밸브의 '데드락', 캡콤의 '몬스터 헌터 와일즈' 등 데모 버전이어도 기대작은 많은 인파가 몰리기 마련인데, 블라인드 스팟은 800명을 넘지 못했다. 데모 체험을 하는 동안 같은 유저끼리 잡히는 빈도가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지는 않다. 기자 역시 8시간이나 즐길 정도로 꽤 재밌게 플레이했다. 고쳐야할 요소가 많긴하지만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 다만, 아직은 대중적인 게임과 거리가 멀다. 탑뷰 슈터라는 익숙치 않은 포맷을 채택했다 보니 첫인상에서 오는 거부감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

■ 탑뷰로 즐기는 택틱컬 슈터는 색다른 맛을 낸다

블라인드 스팟의 경쟁력은 탑뷰에서 나온다. 생소하지만 신선한 느낌이 강하다. 재미 여부를 떠나 슈팅 게임 주류인 FPS나 TPS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히 살 만하다.
비주류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같은 장르 게임과 결이 많이 다르다.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은 크다. 조작에 익숙해지고, 게임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자리잡힌다면 가볍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처음에는 에임을 조준하는 방법이 사뭇 달라 꽤 어렵고 불편하다. 탑뷰 시점의 게임인 만큼 에임이 점이 아닌 선으로 표현된다. 또한, 단순히 선을 적에 맞춘다고 총알에 맞는 것이 아닌, 선 끝에 있는 원을 적의 몸 주변에 가져가야 한다. 기본 조작방식에서 그동안 즐겼던 슈터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시야각도 기존 1인칭, 혹은 3인칭 게임과 다르다. 전방 시야각을 모두 보여주는 FPS나 TPS와 달리 블라인드 스팟은 시야각이 상당히 좁다. 캐릭터의 시선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시야가 만들어진다.

좁은 시야각은 플레이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위에서 바라보는 만큼 지역의 구조는 직관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지만, 같은 전방을 바라보더라도 FPS나 TPS 게임보다 더 적은 정보를 제공한다.
이 같은 제한된 시야는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높인다. 혼자 특정 지역을 장악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탓이다. 우회 루트와 엄폐물도 많아 정보를 얻지 못하는 각이 많은데다가 시야각도 좁아 안 본 사이 누군가 침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마우스를 멀리 이동할 경우 더 먼 거리의 시야를 확인할 수 있지만, 앞서 에임 선 끝에 있는 원을 적의 몸 주변에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까이 있는 적의 공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진다. 이처럼 혼자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어렵기에 팀원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구역 하나를 클리어함에 있어 양각을 잡히기 쉬워 가젯으로 각 하나를 지우고, 팀원이 다른 각을 봐주며 진입하는 등 영리하게 플레이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한, 유리창이 깨지고, 벽이 뚫려서 창의적인 각을 만들어 상대를 잡아낼 수 있다.
연막, 가스탄, 레이더, 블루존 수류탄, 망치 등 다양한 가젯을 활용해 길을 뚫거나 공간을 장악하는 택틱컬 슈터 고유의 재미 역시 갖고 있다. 바리게이트, 철조망, 덫 등으로 수비를 견고히 하는 셋팅 연구도 즐겁다.

■ 탑뷰가 차별성을 주지만, 발목도 탑뷰가 잡는다
블라인드 스팟은 기존 슈팅 게임과 비교하면 상당히 다르다. 택틱컬 슈터라는 카테고리 안에 속하지만, 장르 내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 난다. 조작감 등에서 큰 차이가 있고, 이는 기존 유저에게 이질적인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아이러니하게도 블라인드 스팟은 탑뷰가 장점이지만, 최대 단점이다.
탑뷰 슈터라는 장르적 특수성 외에는 게임의 특이점이 부족한 탓이다. 탑뷰로 슈터를 즐기는 것 자체가 캐주얼하지 못한데, 그렇다고 하드 슈터 게이머가 기존 게임을 놔두고 블라인드 스팟을 하기에는 "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신규 유저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쉬운 난도의 게임도 아니다.
스폰킬은 물론 월샷이나 벽에 구멍을 내고 좁은 시야각으로 킬을 내는 등 라이트 유저는 모르면 죽어야 하는 요소가 많다. 팀원의 총에 맞으면 똑같이 대미지가 들어가는 등 팀킬도 가능해 고의건 아니건간 트롤 플레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조작 및 시스템면에서 고쳐할 요소도 많다. 탑뷰 특징이라고 어물쩡 넘어가기에는 조작 피로도가 너무 심하다. FPS나 TPS 슈터는 카메라뷰가 전방의 시야 안에서 움직이는 반면, 블라인드 스팟은 시야를 돌리면 조작 캐릭터 시야와 맵이 함께 돌아간다. 이 때문에 에임 정렬도 매끄럽지 못하다.
여기에 더해 탑뷰의 한계로 지향 사격이 없다. 마우스를 활용해 줌을 땡겨 해야 한다. 이때 시야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가 줄었다한다. 에임에 집중해야 하는 슈팅 게임인데, 맵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넓어졌다 좁아졌다 하니 눈의 피로가 심하고, 에임 집중도 어렵다.
캐릭터 이동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도 불편하고 답답하다. 맵이 좁다 보니 캐릭터들의 기본 이동속도를 매우 느리게 설정됐다. 더욱이 무기를 조준한 채 움직이면 속도가 더 느려지는데 이는 피킹할 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대기샷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문제도 있다. 대기샷이 유리한 것은 어느 슈터나 마찬가지나, 몸이 한 번에 튀어나오는 것과 어깨부터 천천히 나오는 것은 천지차이다. 팀원 한 명을 던지면서 함께 나가는 더블 피킹 전략도 기존 택틱컬 슈터에 비해 원활하지 않다. 사운드도 중구난방으로 들려 정확한 사운드 플레이가 어렵기도 하다.
핑 외에는 의사소통 기능이 전무하다는 것도 매우 큰 단점이다. 택틱컬 슈터 장르는 팀원 간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어디로 진입할지, 어떤 가젯을 어디에 던질지, 내가 어떤 각을 보고 있는지, 어디로 진입할건데 어디를 봐달라고 할지,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 상대 가젯은 어떤 게 빠졌는지 이를 파악하는 요령이 필수다.
하지만 마이크는 커녕 채팅도 막혀있어 핑으로 대략적인 위치 브리핑만 될 뿐 어떠한 의사소통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다인큐를 상대하기 너무 어렵고, 실제로 다인큐 밸런스 문제는 매우 크게 지적된 사항이다. 정식 버전 출시에서는 반드시 들어와야 하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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