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진 파문→ACLE 포기' 이거였네…산둥 '황당 결정' 이유 밝혀졌다

지난 11일 산둥-광주전에서 일한 산둥 팬이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광주는 이를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SNS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에 갑작스럽게 기권 및 대회 포기를 선언한 산둥 타이산.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앞서 치른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한 관중이 전두환 사진을 들고 흔든 게 발각돼 지탄을 받았던 산둥은 구단 차원에서 공식 사과한 뒤 울산 원정에 나섰고, 기자회견까지 진행했다. 그런데 경기 시작 두 시간 전 갑자기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기권을 선언했다. 단순 1경기 기권이 아닌 대회 포기가 될 수 있음을 AFC가 강조했으나, 산둥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향후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 및 벌금 등 중징계 가능성에도 이들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앞선 전두환 사진 사건이 산둥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매체 슈팅 차이나는 '산둥이 울산전을 갑작스럽게 포기한 이유는 경기 중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기가 중국 현지에도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민감해 하는 정치적 이슈가 불거질 것을 우려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당시 산둥은 '선수들의 심각한 건강 문제로 팀을 구성할 수 없다'고 경기 포기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중국으로 돌아가 치른 슈퍼리그 개막전에서 베스트 전력을 그대로 가동했다.

중국 텐센트는 25일 '산둥 타이산은 국유기업'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산둥의 최대 주주는 40% 지난문화관광청으로 돼 있으며, 루넝그룹이 30.69%, 국영 산둥전력이 29.3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단 지분의 80% 가량이 시, 정부에 속한 사실상의 '국영구단'인 것.

산둥 뿐만이 아니다.

텐센트는 '지난 시즌 슈퍼리그 상위 9개 구단 중 7팀이 국영구단이었다'며 '부채 압박에 시달리던 구단들이 운영자금 일부를 시 정부가 운영하는 국유기업을 통해 조달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 시즌 중하위권 성적에 그친 팀은 대부분 민간 구단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