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299명 아동 환자 성범죄···프랑스 외과의사 “끔찍한 일 저질렀다”

이영경 기자 2025. 2. 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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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프랑스 브르타뉴 지역 반 법정에서 299명의 환자를 강간하거나 성적으로 학대한 혐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엘 르 스콰르넥(74)의 모습을 그린 법정 스케치. 사진 Benoit Peyrucq, AFP연합뉴스

25년간 대부분 아동이었던 환자 299명을 성폭행하거나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프랑스의 전직 외과의사가 23일(현지시간) 법정에 섰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남성 158명, 여성 141명 등 총 299명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엘 르 스콰르넥(74)은 이날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역에 위치한 반 법정에 출두해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가 됐다”며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299명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11세로, 이들 중 상당수는 마취를 받거나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동안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 중 256명은 15세 미만이었으며, 가장 어린 피해자는 1세였고 가장 나이가 많은 피해자는 70세였다.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은 건강 진단을 빙자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30년 전에 스콰르넥의 환자였다는 한 남성 피해자는 이날 법정에서 “회복실에서 일어났던 일의 일부와 당시 겁에 질려 아버지를 불렀던 것이 기억난다”고 증언했다.

범행은 스콰르넥이 자신의 몸을 만졌다고 이야기한 6살 이웃 소녀의 증언을 들은 경찰이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 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그의 자택에서 수십 년에 걸친 범행이 세세히 기록된 일기장과 30만건에 달하는 아동 성적 학대를 담은 사진 등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메모에서 스콰르넥은 “나는 소아성애자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고 썼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번 재판은 오는 6월까지 이어지며, 유죄가 확정되면 그는 최장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스콰르넥은 이날 법정에서 “피해자가 입은 상처는 지워지거나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콰르넥은 앞서 2020년 프랑스 생트법원에서도 1989년∼2017년 조카, 환자, 이웃 등 어린이 4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이 재판에서는 스콰르넥이 2005년 아동 성적 학대 이미지를 소지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4개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계속해서 아동을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법정 밖에는 여성과 아동 인권 단체들이 집회를 열고 성폭력에 대한 불관용과 피해자의 엄벌을 촉구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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