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 가시화, 한·중 관계 회복 전기 삼아야[사설]

중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기구인 ‘중국아태협력중심’이 3월 중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달 일본에서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다. 모처럼 불고 있는 훈풍을 한·중 관계 회복의 전기로 삼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24일 외교당국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다음달 하순 일본을 방문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중 한중, 한일 등 양자회담도 열릴 전망이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이 만나면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 주석은 지난 7일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APEC 정상회의에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방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내달 방한하는 중국 문화사절단은 한국의 관계부처와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2017년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가해졌던 한국의 영화·드라마·게임 콘텐츠에 대한 제한이 8년만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한령 해제로 중국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면 극도의 침체 상태인 내수 부문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고, ‘한반도 평화’의 핵심 당사국이라는 점에서 양국간 관계 정상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국제질서의 기존 문법을 파괴하고 있는 불확실한 정세에서 한·중 관계를 돈독히 해두는 것은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다.
문제는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는 극우세력의 ‘혐중 선동’이다. 중국 관광객이나 동포들이 신변 안전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극단화된 상황을 진정시키지 못하면 한중간 화해 무드가 된서리를 맞을 수 있다. 한·중 관계를 관리해야 할 주중대사 공석도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런 상황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극우의 혐중 선동에 편승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멈춰야 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탄핵 국면이 정리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외교관 출신 주중대사 대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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