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텨"…벤처기업 눈물의 줄폐업

안정훈 2025. 2. 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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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도 폐업하는 스타트업이 몇 년 새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벤처투자플랫폼 더 브이씨에 따르면 기존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 중 지난 한 해 폐업한 회사는 170곳으로 2023년 144곳 대비 1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리즈 A까지 진행, 220억원 투자를 유치한 실시간 매칭 카풀 앱 풀러스와 물류창고 모빌리티 관제 서비스를 제공해 누적 159억원을 투자받은 스타트업 모션투에이아이코리아도 자금난에 지난해 폐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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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투자 시장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
유망기업들 조차 자금 경색
액셀러레이터 무더기 등록 말소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도 폐업하는 스타트업이 몇 년 새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자금 경색이 심화되면서 한때 유망하다고 평가받던 기업들조차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며 무너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와 보육을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AC)의 등록 말소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 받고 ‘줄폐업’하는 스타트업들

25일 벤처투자플랫폼 더 브이씨에 따르면 기존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 중 지난 한 해 폐업한 회사는 170곳으로 2023년 144곳 대비 1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104곳, 2022년 126곳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폐업과 파산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기로에 선 업체들을 포함하면 더 많은 스타트업이 폐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백억 원을 조달한 스타트업들도 무너질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누적 기준 155억원을 투자받으며 시리즈C까지 진행됐던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는 2023년 12월 경영난으로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결국 폐업했다. 시리즈 A까지 진행, 220억원 투자를 유치한 실시간 매칭 카풀 앱 풀러스와 물류창고 모빌리티 관제 서비스를 제공해 누적 159억원을 투자받은 스타트업 모션투에이아이코리아도 자금난에 지난해 폐업했다.

얼어붙은 벤처투자 시장이 풀리지 않은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전엔 초저금리로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갈수록 자본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좋지 않다보니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 성장성이 높더라도 수익성이 낮으면 투자하지 않는 경향도 부쩍 늘었다”면서 “옥석 가리기를 하다 보니 다음 라운드로 투자가 이어지지 않고, 버티지 못한 스타트업들이 폐업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VC 관계자는 “투자를 받으려고 기업가치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초기 투자자와 후속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 간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서 후속 투자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결국 폐업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삼고 악재 겹치고…초기 투자도 뚝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고’ 악재까지 지속되며 업계 불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초기 라운드 투자도 줄고 있다. 액셀러레이터(AC)의 등록 말소가 역대 최대에 이르렀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와 보육을 담당하는 AC의 등록 말소 건수는 34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등록 말소 AC 중 3분의 1 이상인 12곳은 2022~2023년 라이선스를 취득한 신생 AC였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탄생과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려면 초기 영역을 담당하는 AC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초기 투자의 씨가 마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뒤늦게 초기 스타트업 지원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중기부는 올해 출자한 모태펀드 1조원 중 1000억원을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한다고 했다. 전년 800억원 대비 25% 증가한 수준이지만 업계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시장의 상황으로 투자자들이 이전보다 신중해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온 스타트업에는 여전히 기회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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