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 식품업체 M&A 나서나? 3년째 '식량산업 대형화' 강조

중국 공산당이 무려 22년째 새해 1호 문건으로 농촌 문제 해결을 꼽았다. 식량 증산을 최우선에 놓고, 올해로 3년 연속 대형 기업 플랫폼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격적인 식량증산 목표가 설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농촌현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중국 초대형 식량기업들이 다시 글로벌 M&A(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 2004년부터 한 해도 변함 없이 이른바 삼농(농업, 농촌, 농민) 문제를 1호문건의 주제로 삼아 왔다. 올해로 22년째다. 프롤레타리아 노동자 혁명이었던 소련과는 달리 중국 공산주의 혁명의 주체는 농민들이었다. 중국 정부가 농촌과 농민을 보는 시선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복잡하다.
중국 정부가 무려 22년째 농촌문제를 벽두 1호로 언급하는 건 이 때문이다. 초반엔 빠른 개혁개방 추진 과정에서 소외된 농촌을 다독이는 수단으로 해석됐으나 2012년 시진핑 1기로 접어들면서는 그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농촌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의미가 더해졌다.
매년 같은 삼농문제를 다루면서도 올해 1호문건엔 이른바 '신품질생산력'이 처음으로 언급돼 눈길을 끈다. '신품질'은 양적으로 성장해 온 중국의 경제나 과학 등 전분야에서 양질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시 주석의 지시이자 중국으로선 금과옥조다. 1호문건에 '농촌의 신품질생산력'이 언급된 건 직접적으로 식량수확량을 늘리라는 지시다.
중국 농업농촌부 농촌경제연구센터 진원청 주임(소장)은 24일 현지 언론에 "올해 1호문건의 가장 큰 특징은 본문의 3분의 1이나 할애해 '식량 안보와 중요 농산물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강조한 점"이라며 "면적을 넓히고 과학적인 재배 과정을 강조하는 등 식량안보 정책 체계 통합과 발전을 예고했다"고 해석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농촌 신품질생산력 선언은 농업정책이 그간 주력해 온 '빈곤퇴치'에서 '산업화'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중국농업대학 린완룽 부총장은 "대규모 빈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의무교육, 의료, 주택보장이 필요하다"며 "빈곤퇴치의 전환기에 형성된 막대한 지원자산이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전면적 농촌 진흥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 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민영기업 심포지엄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현재 민영 경제 발전이 직면한 약간의 어려움과 도전은 개혁 발전과 산업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것"이라며 "이는 극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2025.02.18](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4/moneytoday/20250224111251460bhdr.jpg)
여러모로 오는 3월 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공격적인 증산 목표가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농업기업들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렌서는 익명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1호문건 내용은 대규모 농업과 대규모 식품개념을 실천하고 전면적이고 다각적인 방식으로 식량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농업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식량수요국인 중국은 국영 식량기업인 COFCO(중량집단유한공사), 국영 농업기업 베이다황그룹 등을 보유하고 있다.
COFCO는 지난 2014년부터 네덜란드 곡물기업 니데라, 싱가포르 노블그룹 지분을 순차적으로 인수, 미국 카길 등이 이끄는 서방 곡물공급라인에 맞설 정도로 덩치를 키웠다.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에도 진출해 국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점유율은 7% 정도지만 75%를 장악한 카길, ADM 등엔 유일한 대항마다. 베이다황은 중국 최대 국영 농업기업으로 국내서 대규모 농장을 운영 중이다. 민간기업으로는 레노버와 모회사가 같은 자워그룹이 과일 유통망을 틀어쥐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식량 증산을 강조하면서 이들 기업의 역할론도 커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식품기업발 글로벌 M&A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식량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토지를 집체소유 방식으로 분배한 상황에서 대기업이 대대적 농지확보에 나설 경우 농촌공동체 운영 방식이 달라지며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
개별 기업들의 해외 투자와 R&D(연구개발)도 이미 확대되는 분위기다. COFCO는 지난해 미국 일리노이주 곡물 환적시설 지분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브라질 모던파밍 등과 오는 2030년까지 대두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 최대 수산물 가공기업인 궈리안수산은 최근 5년에 걸쳐 20억위안(약 3900억원) 규모 투자를 올해 마무리 할 예정이다. 추가로 해양산업펀드도 설립한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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