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왜 CEO의 의사 결정이 시장과 고객을 대변하지 못하는가?

A영업 지점장은 걱정이 많고 답답하다. 매장의 물건이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고객은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에서 경쟁사 제품에 비해 낮은 평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CEO는 우리 제품이 기능과 가격 면에 강점이 있어 고객의 예상 구매율이 높다며, 기존 매출 수량의 2배를 판매하라고 한다.
전 직원이 50명 밖에 되지 않는 회사인데, 사장이 불러 가니 핵심 인재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회사의 핵심 인재가 누구이며, 어떻게 유지관리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향후 임원이 될 수 있는 팀장 2명과 과장 이상 중 역량과 성과가 뛰어난 4명을 말했다. 별도 제도를 만들기 보다는 개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건의했다. 사장은 핵심 인력의 선정과 유지 관리는 회사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제도를 만들어 선발과 유지관리를 추진하라고 한다. 50명밖에 되지 않는 직원을 잘하는 직원과 못하는 직원을 구분해 비교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회사에 피해를 야기한다고 건의해도 막무가내이다.
왜 CEO는 시장이나 고객이 원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을 하거나, 바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결정을 하여 회사에 피해를 초래하는가? 최종 의사결정자가 현장에 나가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니즈를 살피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회사 공장이나 사무실 현장에 가서 담당자의 생각이나 의견을 묻고 실제 발생되는 현실을 알지 못해서 아닐까? 교수나 저명 인사를 만나 그 말에 현혹되어 우리도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책상에 앉아 관리자나 임원들이 정리된 보고서에 전부 의존하는 것 아닐까?
어떻게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가?
GS칼텍스 근무할 때이다. 영업 본부장 결재를 받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이다. 경영 회의가 있는 월요일을 제외하면 항상 여직원에게 본부장의 일정을 문의해야 했다. 1주일에 3일은 현장을 방문하거나 고객을 만난다. 지방 출장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메일이나 문자로 중요 내용을 요약 보고한다. 사무실에 근무할 때 결재를 받으러 가면 20페이지 이상 되는 보고서를 보며 정확하게 핵심을 파악한다. 무엇이 문제이고, 얻고자 하는 바와 회사의 성과를 명확하게 묻는다. 답변이 만족스러우면 결재를 한다. 빠르게 보고서를 보면서도 자신과 생각이나 자료가 다른 부분이 있으면 확인한다. 본부장의 생각과 판단은 수 많은 현장 직원, 시장과 고객과의 대화에서 파악된 정보와 자료에서 비롯한다.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여 작성된 보고서라면, 본부장의 시각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론 중심의 담당자 생각만 담긴 보고서는 본부장의 결재를 득하기 어렵다. 본부장은 항상 현장을 보라고 한다.
CEO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가?
첫째, 현장 또는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의 현실은 CEO가 사무실에 않아 일 처리를 하면서 현장 정보와 자료는 전부 담당자 수준에서 파악된 것을 보고받는다. CEO의 현장에 대한 수준이 담당자와 같다. 가게의 판매 수량, 진열, 잘 팔리는 곳에 관심이 많은 담당자가 시장 전체의 흐름과 가게 사장들의 니즈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현장의 구체적인 정보와 자료가 없거나, 실상을 모르는 상태에서 내려진 결정이 옳을 수 있겠는가?
두번째, CEO의 과감한 의사 결정 권한 위임이다. CEO가 모든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 CEO가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라고, 사전 조율이나 협의 같은 일을 하지 않고 의사 결정만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 보다는 CEO가 내려야 하는 의사 결정 사항들을 경영자, 관리자, 담당자가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권한 위임이라고 한다. CEO가 해야 할 의사 결정은 미래 달성해야 할 모습을 그리고, 큰 방향이나 틀을 제시하는 것 아닌가? 경영자와 관리자가 결정할 수 없는 획기적이며 선제적 투자이다. 최고 의사결정자가 담당자처럼 A~Z까지 모든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실행한다면 경영자와 중간 관리자는 담당자가 되어 시키는 일만 하는 모습이 된다. 과감한 권한 위임으로 경영진과 관리자가 동기부여 및 실행력을 높이고, 성장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세번째, 의사 결정에 대한 역량을 올려주는 노력이다. 우리는 흔히 의사 결정은 리더가 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리더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의사 결정이다. 하지만, 리더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담당자부터 주어진 일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등의 수 많은 의사 결정을 수행한다. 의사 결정을 하는 회사 만의 기준과 방식이 있다면 어떨까? 이러한 기준과 방식을 신입 사원부터 체계적으로 육성해 내재화하고 업무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생각과 일하는 방식에 있어 동일한 기준과 방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경쟁력이 있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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