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부실채권 털어도…쌓이는 연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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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지난해 대규모로 부실채권을 상·매각했지만 건전성의 개선효과는 없었다.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데다 은행의 자본적정성까지 중요해지면서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지난해 연간 상각 또는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5조2996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급' 규모의 상·매각에도 은행들은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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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지난해 대규모로 부실채권을 상·매각했지만 건전성의 개선효과는 없었다. 장기간 내수침체에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연체가 급증한 여파다.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데다 은행의 자본적정성까지 중요해지면서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지난해 연간 상각 또는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5조2996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4조1310억원)보다 약 3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4대은행의 연간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가 5조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되고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을 장부에서 지우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방식으로 처리한다. 상·매각하면 그 규모만큼 은행의 자산은 감소하지만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급' 규모의 상·매각에도 은행들은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기침체로 개인사업자(소호)를 중심으로 한계차주가 급격히 늘면서다. 4대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단순평균 연체율은 0.29%로 1년 전(0.25%)보다 0.04%포인트(P) 상승했다.
'골목상권'에 해당하는 업종들의 건전성이 특히 더 나빠졌다. 4대은행의 도소매업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0.59%로 연말기준 4년째 오름세고 숙박·요식업은 그보다 높은 0.61%로 나타났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전국 법인 파산신청 건수는 1940건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많았다.
경기회복이 요원해 앞으로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연체채권들이 부실채권으로 전환되는 양도 많아졌다.
4대은행의 추정손실 잔액은 2023년 처음 2조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2조5400억원을 기록하면서 1년 새 5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추정손실은 회수가 불가능해서 손실처리 외엔 방법이 없는 대출채권이다.
게다가 자본적정성 관리압박도 은행들이 상·매각을 부추기는 부가적인 요인으로 거론된다. 부실채권이 RWA(위험가중자산)인 만큼 상·매각을 통해 양을 줄이면 자기자본(CET1)비율을 관리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매각에 따른 손실을 매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 부담이 적잖을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은행권은 유동성 공급보다는 차주들이 상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을 실시한다. 은행권은 앞으로 3년간 약 2조원을 투입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채무조정이나 질서 있는 폐업을 돕기로 했다. 또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대출을 내줄 때 상환능력을 더 꼼꼼히 검증한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이전보다 상·매각 규모가 커졌지만 예상 손실범위 내에 있다"면서도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서 연체가 부실화하는 양 자체를 줄이는 방안부터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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