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51] 에그플레이션

달걀은 전 세계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는 식재료다. 영국의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말처럼 달걀은 가장 맛있고 저렴하며 가장 휼륭한 단백질원이다. 무엇보다 요리하기도 쉽다. 매해 약 1조2000억개 이상의 달걀이 소비된다. 1인당 소비량 1위는 멕시코다. 일본, 아르헨티나, 미국 등이 그 뒤를 잇고, 우리나라도 톱10에 들어간다.
달걀이 사라진 미국의 식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런데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인해 미국의 달걀 가격이 1년 만에 거의 두 배로 뛰었다. 트럼프 행정부 최우선 과제인 물가 안정에 비상이 걸렸다. 가히 에그플레이션이라고 불러도 이상치 않은 상황이다.
계란의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에선 닭을 키워 달걀을 자급자족하려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반려동물제품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닭을 키우는 가정이 2018년 580여 만 가구에서 무려 1100만 가구로 늘어났다. 암탉을 대여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고 달걀 도둑도 덩달아 극성을 부린다.
“정신병 걸린 것도 과장도 아니야/난 남자를 좋아해 그냥 그것뿐이야/네가 각선미가 좋다고 말해줄 때 난 좋아/아침에는 계란을 사가지고 와(Not Psychotic or dramatic/I Like boys and that is that, it’s/Love it when you call me legs, in the morning buy me eggs).”
너무나 친숙한 식재료인 만큼 팝음악사에서 달걀은 빈번하게 등장한다. 역사적인 명곡인 비틀스의 ‘예스터데이(Yesterday)’의 초고 가사도 ‘아침에 먹은 달걀’이었다고 한다. 거의 행위 예술가의 대접을 받는 레이디 가가는 사상 최초로 그래미 팝 부문의 모든 상을 휩쓴 21세기의 기린아다. 일렉트로닉 댄스 팝에서 펑크, 재즈, 포크와 컨트리 같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 ‘스타 탄생’의 여주인공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80년대의 헤비메탈 밴드 모틀리 크루의 ‘Girls, Girls, Girls’의 여성 버전으로 만들었다는 이 노래에도 어김없이 달걀이 등장한다. 하룻밤을 남자 친구와 뜨겁게 보내고 맞이한 아침의 은유적 소품으로. ‘legs’와 ‘eggs’의 라임도 레이디 가가의 통통 튀는 이미지답게 기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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