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 볼트·너트까지 관세…자동차부품 업계 ‘속수무책’

남지현 기자 2025. 2. 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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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미국 정부가 25% 관세를 매기기로 한 가운데, 여기에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각종 금속류 부품들도 대부분 관세 대상 품목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미 상무부에서 구체적인 관세 부과 대상과 산정 기준을 발표하겠지만, 제품별 철강과 알루미늄 비중을 계산해 그 가액에 대해서 관세율을 적용해야 하는 터라 우리 중소기업들이 관세 산정과 관련해 느낄 행정 부담도 상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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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경기도 평택항 주변에 세워진 수출용 자동차 모습. 연합뉴스

다음달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미국 정부가 25% 관세를 매기기로 한 가운데, 여기에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각종 금속류 부품들도 대부분 관세 대상 품목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에 견줘 상대적으로 ‘관세 전쟁’ 관련 정보 접근도가 낮고 대응 여력이 약한 중소·중견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3일 한국무역협회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18일(현지시각) 미 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대통령 포고문 부속서에는 관세 부과 품목 290개(미국 무역대표부의 국제상품분류체계 HTS 기준)가 올라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을 가공해서 만드는 완제품이거나 부품이다. 이 부속서 공고는 지난 10~11일 발표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명령의 후속 조처 성격이다.

대상 품목은 전방위적이다. 차량용 에어컨부터 기타 모터(전기차 모터 등)의 부품, 산업 곳곳에 쓰이는 볼트와 너트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자동차 부품 중에선 기타 범퍼, 범퍼 부품, 압연기, 서스펜션 시스템 기타 부품, 파워트레인 기타 부품 등 5개 품목이 포함됐다. 이들 5개 품목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23억달러(약 3조3천억원)로 전체 대미 수출액의 약 2% 정도다. 대부분 현대차·기아의 협력사들이 생산하는 품목이다.

이항구 아인스(AINs) 연구위원(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자동차 부품 생산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중견 기업이 수주한 걸 하청 받아 제작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 때문에 로컬 수출(간접 수출)을 하고 있는 상당수 중소 부품업체들이 고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완성차가 관세 부담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취약한 협력사에 일부 전가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부품 업계가 미국발 관세 전쟁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는 관세 전쟁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지만 이렇다 할 만한 대응책을 만들지 못한 채 불안감만 토로하고 있다. 이는 미 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이 수립되지 않은 영향이 크지만, 완성차 회사에 견줘 사태 전개를 파악할 자체 여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한겨레에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에 대한 영향과 대응은 협회 차원에서도 아직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미 상무부에서 구체적인 관세 부과 대상과 산정 기준을 발표하겠지만, 제품별 철강과 알루미늄 비중을 계산해 그 가액에 대해서 관세율을 적용해야 하는 터라 우리 중소기업들이 관세 산정과 관련해 느낄 행정 부담도 상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국발 관세 전쟁을 계기로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마케팅과 시장조사·컨설팅, 통번역, 법률·세무 자문 서비스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일부 보전하는 ‘수출 바우처’ 제도를 내놓는 데 머물고 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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